[이슈] 가상화폐 ‘혁명적 지각변동’ 기존사업자 대충격

소정현 기자 / 기사승인 : 2021-04-19 09: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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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개정 특금법’ 6월간 한시적 유예기간 부여
핵심은 ‘자금세탁방지 의무’ 실명확인계좌 발급받아야
한국인터넷진흥원 ‘ISMS보안성인증제도’ 통과 필수적

‘생존업체 10개미만’ 현실화 우려 대책마련 서둘러야
연250만원 초과소득시 지방세 포함 ‘22% 세금 부과’
‘법적정의와 기준마련’ 투자자 보호조치 시급 과제로
▲ 지난 3월 25일 시행된 ‘개정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투자의 회색지대에 있던 가상화폐 거래소가 규제 울타리로 진입중이다.

 

● 가상자산 사업자! 제도권으로 진입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 개수가 불과 3∼4년 사이 10개 미만에서 100단위 이상으로 급증했다. 각 거래소는 사업 모델의 지속성, 시장성 등을 기준으로 내부 심사를 거쳐 코인을 상장하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이 신생 자산군이다 보니 지금까지 구체적 법령이 없어서 투자자나 사업자 모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지난 3월 25일 시행된 ‘개정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투자의 회색지대에 있던 가상화폐 거래소가 규제 울타리로 진입중이다. 특금법은 암호화폐 거래소 등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정부에 신고를 하고 합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가상자산사업자는 ‘가상자산의 매도‧매수, 교환‧이전, 보관‧관리, 중개‧알선 등의 영업을 하는 자’를 지칭한다.

기존 가상자산사업자에게는 최장 6개월이라는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정확하게는 2021년 9월 24일까지 신고를 접수해야 한다. 일반적인 신고라기보다 수리를 필요로 하기에 사실상 허가제와 마찬가지이다. 한마디로 말해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제도권 금융사들과 같은 감시체계와 준법 의무를 부여한 것이다.

이번 개정안의 주 골자는 이렇다. 가상자산사업자(VASP)의 신고 의무와 송금시 정보제공 의무를 비롯해 자금세탁방지(AML) 의무의 핵심 내용을 상세히 담았다. 개정안의 가장 큰 이슈는 암호화폐거래소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여하고 시중은행으로부터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입출금계좌를 받아서 영업을 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덧붙이면, 외국 가상자산사업자의 경우는 국내 사업장의 주소 및 연락처, 해당 사업자를 대표할 수 있는 자의 실지 명의와 국적을 추가로 기재해야 한다.
 



● 가상자산사업자에 부여된 ‘가이드라인’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를 위해서는 제공하는 전체 가상자산 현황을 제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암호화폐 이름 △발행처 △용도 △다크코인 여부 등이 세부 항목으로 들어간다.

가상자산 사업자에 해당하면, 고객확인의무, 의심거래보고의무, 가상자산 이전시 정보제공의무도 신설했다. 특금법 감독 규정에 따르면 거래소는 자금세탁 위험이 큰 ‘다크코인(거래 내역이 드러나지 않는 가상화폐)’은 취급해선 안 된다.

가상화폐 거래소가 특금법 위반을 방지하기 위해 다크코인으로 의심되는 종목을 미리 정리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만일 의심스러운 거래고 포착될 시 보고책임자는 의심되는 거래 보고대상 금융거래로 결정한 시점부터 3영업일 이내 보고하도록 했다.

또한 가상자산의 가격산정 방식이 마련됐다. 가상자산의 매매 교환 거래체결 시점에서 가상자산 사업자가 표시하는 가상자산의 가액을 적용하여 원화 환산 금액을 산출해야 한다.

다음으로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의 운영은 ▽ 고객 자산과 사업자의 자산을 분리하여 관리해야 하고 ▽ 고객의 자산은 계좌별로 분리 보관되어야 한다.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확보의무의 예외 사유 규정도 마련됐다. 예외 사유를 “가상자산과 금전의 교환 행위가 없는 가상자산사업자”로 규정했다. 거래소가 ‘원화 마켓(현금으로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시장)’을 취급하지 않을 경우 실명 계좌를 발급하지 않아도 계속 운영은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이에 가상자산 사업자 핵심 신고요건인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발급받지 못하고 거래소 사업을 정리하거나, 아예 원화 거래 서비스를 떼어내고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만 제공하는 부문에만 집중하는 사업자가 속출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신고 유효기간은 신고수리가 이뤄진 날로부터 5년 이하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해진다. 단, 신고사항이 변경된 경우는 30일 이내에 신고가 이뤄져야 한다. 또 신고 갱신을 하기 위해서는 유효기관이 만료하기 45일 전까지 갱신 신고를 해야 한다. 만약 갱신 신고를 하지 않을 시에는 직권말소가 이뤄진다

그리고 법률 위반이 확인되지 않아 운 좋게 신고 수리를 받았다 하더라도, 이후에 금융관련 법률 위반 사항 등이 확인된 경우에는 사후조치로 직권말소가 이뤄진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내용이다. 언제든지 금융 범죄자가 가상자산사업자로 진입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조처다.

가상자산사업자신고서에는 가상자산사업자 정관, 사업자등록증, 법인등기부등본, 설립·신고의 의사결정을 증명하는 서류 등이 첨부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임원 명단, 발기인총회, 창립주주총회, 이사회 공증 의사록 등이 포함된다.

업계에선 이번 특금법의 취지는 자금세탁 방지이지만,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개별 거래 내역 확보가 가능해진 만큼 과세가 보다 용이해지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2022년 1월부터는 가상화폐로 연 250만원 초과 소득에는 지방세 포함 22% 세금이 부과된다. 암호화폐 증여·상속 시에도 10~50%의 세율이 적용된다. 매도 차익 역시 과세의 대상이다.
 

 


● 핵심은 ISMS 인증과 실명계좌 확보

특금법에 따르면, 거래소가 법 시행일로부터 6개월 안에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사업 신고를 하기 위해선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고, 실명 확인이 가능한 입출금 계좌를 은행에서 발급받아야 한다. 먼저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은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시행하는 보안성 인증제도를 통과해야 한다.

현재 ▼ 정보통신망을 제공하는 자(ISP) ▼ 연간매출액 또는 세입이 1,500억원 이상인 상급종합병원 ▼ 연간매출액 또는 세입이 1,500억원 이상인 학생수 1만명 이상 학교 ▼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 일평균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의 통상 큰 규모의 업체들은 의무적으로 받도록 되어 있고, 그 외의 기업들에선 본인들의 보안성을 증명하고 홍보하기 위한 용도로 받기도 한다.

최근 암호화폐 가치 상승에 따라 사이버 공격이 확대하는 추세다. 랜섬웨어 같은 사이버 공격으로 기업에 비트코인을 요구하기도 하고, 악성코드를 통해 사용자 PC나 기업 서버의 해킹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에 철두철미 보안구축은 필수적 의무사항이다.

2020년 기준, ISMS 취득 가상자산 거래소는 총 11개이다. 지닥거래소, 에어 프로빗, 플라이빗, 텐앤텐, 케셔 레스트, 한빗코, 빗썸, 코인원, 코빗, 업비트, 고팍스 등이다.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요건에서 통과해야할 또 다른 난관은 실명 확인 입출금 계좌 발급이다. 현재 국내에 있는 중소 거래소들이 원화를 통한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오는 9월 24일 유예기간 만료 시점까지 시중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발급받아야 한다.

실명계정 발급 충족 요건은 △자금세탁방지(AML)/테러자금조달금지(CFT) 위험 평가 결과 △회사와 고객의 예치금 구분·관리 △ISMS 인증 △고객별 거래내역 분리·관리 등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더욱이 해당 요건을 만족했다고 은행이 실명계정을 발급할 의무는 없다. 충족 요건에 더해서 은행의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실명계정은 발급된다.

은행으로부터 실명 계좌를 취득한 곳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대형 거래소 4곳에 불과하다. ‘업비트’는 케이뱅크, ‘빗썸’과 ‘코인원’은 농협, ‘코빗’은 신한은행 계좌를 만들어서 연동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가상화폐의 안정성 등에 대한 위험 부담 때문에 실명인증 계좌 발급에 대한 은행들의 태도가 매우 보수적이다. 물론 가상자산과 금전 교환 행위가 없는 사업자는 실명계좌를 발급하지 않아도 되지만, 업계에선 원화 시장을 열지 못하면 결국 거래소간 경쟁이 쉽지 않은 만큼 실명계좌 여부가 거래소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은행 실명계좌 발급, ‘정보보호관리체계’(ISMS)인증을 모두 충족하는 요건을 갖춘 거래소는 4곳의 거래소뿐이다. 따라서 이를 충족하지 못한 거래소들의 폐업이 예상된다. 간판만 있는 거래소들이 기한까지 신고를 못해 폐점 수순을 밟는다면, 기존에 유통하던 코인과 고객 자금은 어떻게 처리될지 후유증은 심각할 것이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특금법 시행과 함께 “일부 기존 가상자산 사업자의 경우 신고하지 않고 폐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고객들은 이와 관련된 피해를 입지 않도록 기존 사업자의 신고 상황과 사업 지속여부 등을 최대한 확인하고 가상자산 거래를 해달라”고 주의를 당부한다.가상자산 사업자의 신고접수 및 신고 수리 현황 확인은 금융정보분석원(FIU)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사전에 필수 확인해야 한다.

 

 

▲ 개정안의 큰 이슈 중의 하나는 암호화폐거래소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여한 것이다.


● 투자자들 대책 ‘시급히 마련해야


국내 코인거래소 시장은 생각보다 많은 소형거래소가 운영되고 있다. 국내거래소만 총 100여개가 넘는다. 또한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주요 4대 거래소 원화 마켓(시장)에 상장된 국내 가상화폐 수는 짧은 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었다. 현재 무려 200개에 육박하고 있다. 주식 시장으로 치면 수백 개 종목이 상장돼 있는 것이다.

가상자산 사업자의 사업 신고가 의무화된 가운데, 특금법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문 닫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속출할 것은 불 보듯 하다. 이 과정에서 중·소형 거래소 폐점, ‘불량 코인’ 종목의 상장 폐지 등으로 가상화폐 시장이 한바탕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연쇄적으로 수많은 개인들이 가상거래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계 경제의 후유증도 심히 우려된다.

사업을 중단하는 거래소들은 정부 신고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고, 은행들의 실명계좌 발급도 기약이 없어 특금법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선 오는 9월 유예기간이 지난 후 원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거래소가 10개도 살아남을 것이라 장담하기 어렵다.

▲ 특금법에 따르면, 가상자산 사업자는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시행하는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필히 통과해야 한다.

● 단행법률로 ‘업권법 태동되어야’

특금법에 앞서 대한블록체인조정협회의 태동은 매우 시의적절해 보인다. 대한블록체인조정협회는 블록체인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과 제도연구, 기반기술 연구 지원, 신규사업 창업육성과 학술교류, 인재양성 등을 목적으로 2019년 6월 27일 민법 제32조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 제4조에 따라 법인 허가를 받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증을 받았다.

2019년 12월 12일에는 ‘블록체인의 미래, 글로벌 융합인재’를 골자로 신화창조를 일궈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가 축하 및 비전 선포식이 다채롭게 거행됐다. 서울시 구로구 소재 테크노마트11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축하 및 비전 선포식에서 (사)대한블록체인조정협회의 박기훈이사장은 “이제 블록체인 기술과 디지털자산의 새로운 시장이 태동하고 있다”며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은 디지털 시대의 글로벌경제와 국가 및 사회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제 대한블록체인조정협회는 특금법과 보조를 맞추면서 가상자산사업자들의 연착륙을 가이드하면서 코리아가 글로벌 가상자산사업자 강국으로 도약하게 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에도 지금의 특금법은 포괄적이고 모호한 부분이 다수 존재한다, 특금법 내 일부 용어나 규정들이 포괄적이어서 사업자들이 혼란을 겪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에 국내 거래소에 대한 규제에 따라 해외 거래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금 입출금이 되지 않더라도 거래를 시작하기 쉽고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같은 불확실성이 가상자산 서비스 기업들의 해외 이탈을 촉진할 수 있다. 해외에 법인이 있어 특금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반면, 국내 기반을 둔 가상자산 사업자들에게는 특금법의 모호한 규정이 자칫 사업 의지를 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단행법률로 업권법(業權法, 영업이나 사업을 할 수 있게 하는 근거법)이 속히 등장해야 한다. 업권법을 만들되 핀셋 규제 형태로 꼭 필요한 부분은 규제를 하고, 이외의 부분들은 허용 범위를 넓게 잡아주어야 한다. 이렇듯, 추후 전향적 조치는 해외로 나갔던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다시 국내로 들어와 크게 성장하고, 궁극적으로 우리나라가 이 시장의 점유율을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다.

업권법이 마련되면 그 순간부터 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이다. 기관투자자들은 당연히 투자할 것이고 시장이 활성화되면 개인투자자도 더 몰릴 것이다. 더불어 가상화폐 매매, 보관 또는 관리업 등 새로운 사업자가 나타날 것이다.

이제는 보안 시스템이 안전하고 고객응대 서비스가 뛰어난 거래소를 선택하는 것이 안전한 암호화폐 거래의 첫 단추가 될 것이다. 거래 중 접속이 지연되거나 입출금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즉각적으로 응대해줄 수 있는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는지 여부와 1:1 고객센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소를 선정해야 한다.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암호화폐 거래의 특성상 언제든지 대응해줄 수 있는 24시간 고객센터가 있는지가 큰 호응을 받을 것이다.

가상화폐에 대한 법적 정의와 기준 마련을 통해 블록체인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가상화폐 투자자를 보호하는 조치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일요주간 = 소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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