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을 어디까지 공유해야 될까요?
비밀은 그냥 비밀이어야 합니다.
그것을 공유하는 순간 더 이상 비밀이 아니게 되고
공유할 수 있을 정도였다면
애초에 비밀일 이유도 없었던 것이 됩니다.
여기서는 연애 초기에 저지를 수 있는
애교 섞인 거짓말 정도는 배제하기로 하죠.
나이를 조금 속였다든지 집안의 재산을 부풀렸다든지
혹은 절대 성형은 안했다고 한 하얀 거짓말들은 적당한 때에
진실을 들켜버리면 그만입니다.
너무 계획적인 모습만 보이지 않으면 됩니다.
그냥 무심결에 흘리던가 아니면 전에 그런 말을 했었던 걸 잊은 듯이 행동하세요.
그가 집요하게 따지고 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그런 게 뭐가 그리 중요한가 하는 마음가짐입니다.
당신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은근히 내비치세요.
그렇게 하면 당신과 굳이 싸울 태세가 아니라면 그도 어물쩡 넘어가게 됩니다.
오히려 이걸 키워서 문제로 삼는 것이 속 좁은 노릇이 될테니까요.
이렇게 당신의 의도된 조작에 의해 그가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해서
당신의 신용에 금이 가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계획에 당신의 애교가 적절히 녹아있다면 말이죠.
반면에 그가 알게 되면 절대로 안 될 비밀이라면 끝까지 함구하시면 됩니다.
이건 비밀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가 알아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비밀이란 만남을 계속 이어갈 수 없을만한 수준의 것을 말합니다.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함께하는 것이 맞겠죠?
하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를 위해서 꼭 지켜내야 하는 비밀도 있는 법입니다.
남자는 정신적으로 매우 나약한 존재입니다.
그것이 자신의 여자 친구와 관련된 것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특히 당신의 과거와 관련된 비밀이라면
굳이 그와 그것을 공유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과거를 밝히는 것이 그에게 헤서는 안 되는 몹쓸 짓입니다.
당신의 과거는 그에게는 짐이 됩니다.
말로는 그렇지 않을지라도 그의 속은 끝없이 타들어갑니다.
당신이 홀가분해지기 위해서 그를 괴롭히고 싶으신 건 아니죠?
사실 그것을 털어놓는다고 해서 당신도 홀가분해질 수 없습니다.
막연히 그럴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을 뿐이죠.
이것보다 더한 비밀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별 정도로는 끝나지 않을 정도의 파장을 가진 진실을
당신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숨기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은 돌싱이라든지 숨겨진 아이가 있다든지
아니면 지금 양다리 중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숨길 수 있을 때까지 숨기세요.
영원히 숨길 수 있다면 그게 더 좋은 것입니다.
그에게 죄책감이 느껴지시나요?
이건 그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자위하세요.
당신은 강해지셔야 합니다.
※ 연재중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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