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조국 후보자 수사가 ‘면죄부’? 국민이 지켜본다

최충웅 언론학 박사 / 기사승인 : 2019-08-28 15: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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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웅의 시사터치]
▲ 최충웅 언론학 박사.
[일요주간=최충웅 언론학 박사] 결국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압수수색이 시작됐다.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쌓이는 논란 속에 고소·고발 건수가 11건이나 된다. 검찰은 27일 조 후보자 관련의혹의 30여 곳에 전방위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조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국회 청문회의 해명으로 넘길 수 없는 수준이기에 검찰의 강제 수사 착수는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검찰에 대한 지휘권과 검사 인사권을 쥔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수사대상이 된 것은 초유의 상황이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검찰이 강제 수사에 나선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검찰이 압수수색 집행 전까지 법무부에 사전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까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조 후보자 관련 고소·고발 사건을 배당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오전 특수2부로 수사 부서를 변경한 것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특수부에서 수사한다는 것으로도 큰 상징성이 있어 고강도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뒷받침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동안 고소·고발이 접수되면서 검찰이 내밀하게 내사를 해왔고 윤리적 수준이 아닌 어느 정도 범죄혐의가 포착되었기에 수색 영장도 나왔지 않았겠느냐는 해석이다.

그러나 조 후보자의 각종 의혹으로 민심이 요동치고 빗발치는 여론에 떠밀려 일단 수사를 착수했어도 제대로 칼날이 설 것인가 회의감과 한계점이 고개를 드는 것도 사실이다. 벌써 야당에서는 ‘보여주기 식 수사’ ‘면죄부 통과의례로’가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한국당은 수사결과에 따라 특검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조 후보자는 “저와 제 가족이 고통스럽다고 하여 제가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자진 사퇴나 대통령의 지명철회 의지는 전혀 없어 보이고, 어쨌든 밀어붙여 천신만고 끝에 인사청문회만 치르고 나면 곧 바로 임명을 할 태세이다. 그렇게 되면 검찰에 수사 대상자의 지휘를 받으라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게 된다.

검찰의 지휘권과 인사권을 쥔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칼을 제대로 휘두를 수 있겠느냐. 정권 충견 노릇을 하던 검찰이 갑자기 주인을 물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더구나 문 대통령의 남자로 총애를 받아온 최측근이자 잠재적 대선후보로 점쳐온 정권의 핵심 중 핵심인데 검찰 수사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리고 또 크게 제기되는 문제점은 청문회 질의과정에서 “검찰 수사중인 사안이므로 검찰수사를 통해서 밝혀질 것이고, 이 자리에서 답변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수사 결과를 보자”는 식으로 수사가 진행 중인 이유를 내세워 즉답을 회피할 명분의 가능성이 크고 이러한 기회를 부여한 것이 아니냐는 점이다.

이제 검찰 수장인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로 주목을 받았다. 검찰총장 취임 후 첫번째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에서 과연 철저히 파헤쳐 의혹을 밝혀 낼 것인지 지금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불과 한달 전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 임명 당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당부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윤 총장은 “검찰권도 국민에게서 나온 권력인 만큼 권한 행사를 헌법 정신에 비춰서 깊이 고민하겠다”고 응답했다.

민심은 조 후보의 말과 삶이 뒤틀린 위선적 행위에 분노한 것이다. 그동안 본인이 쏟아 낸 숱한 말과 글, SNS 메시지와 자신의 발언들과 배치되는 의혹들로 인해 민심이 돌아선 것이다. 설사 조 후보자가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해도 국민의 눈높이와 도덕적 수주에서 이미 법무장관 자격을 상실했다.

세상의 모든 정의와 공정을 대변하는 진보 지식인인 척하더니 알고 보니 말과 행동이 완전히 다른 ‘내로남불’의 대표적 사례가 된 점이다. 도덕적 권위를 상실한 법무장관이 검찰개혁을 제대로 이루어낼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기어이 임명이 된다 해도 취임하자마자 수사를 받는 장관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기란 난맥상이다. 유무죄 여부를 떠나 특권과 특전, 특혜 시비로 도덕성에 흠집이 난 당사자가 검찰개혁을 주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민들은 이 정권이 간판처럼 내걸었던 공정과 정의의 가치가 뒤틀린 위선에 고개를 돌리고 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의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란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청문회 때 고생한 사람들이 일을 더 잘한다"고 했다. 이는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무책임한 태도이다. 후보자의 '흠결'이 고위 공직자로서 자격 상실이 아니라 '한번 망신당하고 지나가는 통과 의례' 정도로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현 정부에서 내정했던 차관급 이상 11명이 여론의 비판 끝에 낙마했고, 국회 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고위직이 16명이다.

지금 여론은 ‘조국 법무장관 불가’가 대세다. 중앙일보 조사에서는 임명 반대 응답이 60.2%로, 찬성(27.2%)을 크게 상회했고, KBS 의뢰로 실시한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부적합(48%)이 적합(18%)보다 훨씬 높았다. 조 후보자 의혹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쳐 취임 후 처음으로 부정적 평가가 50%(부정 50.4%, 긍정 46.2%)를 넘었다는 리얼미터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은 민심이 보낸 경고 메시지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청와대는 국민 눈높이에서 조 후보자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인사청문회에 따라 진퇴를 매듭지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사방의 열강에 둘러싸여 도전을 받고 있고 안팎의 위기를 헤쳐가야 할 중차대한 상황에 놓여있다. 국민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에 조 후보자 거취문제 논란이 국가적 낭비다.

[필자 주요약력]
경남대 석좌교수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YTN 매체비평 고정출연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원장
KBS 예능국장, TV제작국장, 총국장, 정책실장, 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TV제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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