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지점 올해 262곳 폐쇄…취약계층 소외 논란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1-12-29 16: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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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비대면 확산으로 감소 속도 빨라져
금융당국 “접근성 유지 방안 모색”

▲ 서울 종로구 KEB 하나은행 광화문역 지점 <사진=뉴시스>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신한은행이 폐쇄를 예고했던 월계동 지점이 주민들의 노력으로 출장소 형태로 살아남았지만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금융에 속도를 내면서 각 지점 축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때문에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국과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5대 시중은행의 지점폐쇄 계획을 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203개 점포를 폐쇄했다. 연말까지 59개 지점이 폐쇄될 예정이어서 올 한 해에만 262개 점포가 사라지게 된다. 내년 1월에도 최소 72개 지점이 영업을 중단할 예정이다.

 

은행의 지점 축소와 디지털 전환은 가속도가 붙었지만 금융당국과 은행의 대안은 진전이 없거나 추진 초기 단계로 취약층의 금융 소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한은행 노원구 월계동 지점 문제는 결국 창구 존치로 결정됐지만, 지난주까지 은행은 이 지점을 내년 2월에 폐쇄하고 ‘디지털라운지’로 전환할 계획이었다.

 

디지털라운지는 대면 서비스 창구를 없애고 비대면 화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데스크’ 장비를 설치한, 사실상 ‘무인점포’에 가까운 개념이다. ‘컨시어지’로 불리는 용역직원 1명이 창구 업무가 아니라 디지털데스크 사용법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까지 신한은행은 평촌남지점, 대구 다사지점, 낙성대지점, 모란역지점 등 12곳을 디지털라운지로 전환했다. 디지털라운지와 일반 지점에 설치된 디지털데스크 장비는 총 92대인데, 신한은행은 내년 2월까지 디지털데스크를 20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지점이 줄어들면서 입출금 등 간단한 금융업무도 대면 창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고령층 등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한은행 월계동 지점 폐쇄 반대 촉구 진정서를 금감원에 제출한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대표는 “고령층은 청력이 약하고 기기 사용에 익숙지 않아서 화상 연결 비대면 서비스에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고, 화상 서비스로 모든 창구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신한은행이 수십 년 고객에 대한 책임을 외면한 채 무리한 전환을 추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국은 지점 축소는 세계적 흐름이고 은행이 자율로 결정할 사안이지만 고령층의 불편 등은 풀어야 할 숙제라는 입장이다.

 

은행권에서는 효과적인 대안이 단기간에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공동지점을 어디에 설치할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지점 운영에 따르는 비용 분담까지 회사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문제부터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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