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하청 노동자 사망…8살 아들이 산재신청 청구인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3-18 17: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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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동료들 진술 토대로 산업재해 신청…“혼자 감당하기 힘든 작업”
하청의 하청 거치면서 노동자들 인건비 대폭 축소되거나 미지급
‘안전’ 강조하며 취임한 한성희 사장 리더십 도마에

 

▲ 포스코건설 인천 송도 본사 사옥 (사진=뉴시스)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고된 작업과 임금체불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다 지난달 4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포스코건설 하청 노동자의 8살 아들이 산업재해를 신청하면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생전 세 아이의 아버지였던 고인은 전처에게 양육비를 주지 못해 괴로움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들은 포스코건설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A씨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해 달라며 17일 근로복지공단 익산지사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본부는 이날 근로복지공단 익산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는 힘든 작업과 체불임금으로 시달리다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했다”며 “고인은 회사를 옮기고 싶어도 일한 임금을 떼일까봐 옮기지 못하고 매일 10시까지 잔업을 하면서 노예처럼 붙들려 있었다”고 주장했다.

 

고인은 용접공이 용접을 하고 난 자리를 그라인더로 마무리하는 일을 혼자서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는 “고인이 하던 일은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작업이었다”며 “몇 번이고 사장에게 ‘힘들어 죽겠다. 사람 좀 구해 달라’고 했지만 사장은 알겠다는 말만 하고 구해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고인이 남긴 휴대전화에는 그간 고인의 고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면서 “무엇이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인의 그동안의 업무 과정과 동료들의 진술을 토대로 A씨에 대한 산업재해를 신청한다”며 “살아서 호소했던 고인의 절규를 죽어서라도 사회가 제대로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A씨의 산업재해 신청 청구인이 된 8살 아들과 두 동생들이 노동자로 살아갈 대한민국에서는 건설현장의 구조적 병폐에 따른 희생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고인이 남긴 한숨과 절규를 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포스코건설의 2차 협력업체에서 일했던 A씨는 세 아이의 아버지로 전처에게 양육비를 주지 못해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석 달 동안 주말을 빼고 하루 13시간씩 일했지만

임금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숨지기 전 A씨는 어머니에게 “엄마, 내가 임금 못 받아서 문제가 생기면 아이들 좀 키워주소”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서둘러 임금 지불했으나, 도급 구조적 문제 여전히 남아

A씨의 사망으로 포스코건설의 임금체불 문제가 도마에 올랐고, 포스코건설은 서둘러 A씨를 포함한 포스코건설 하청노동자 25명에게 체불임금 8805만 원을 같은 달 25일 지급하게 된다. 하청노동자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며 논란 해소에 나선 것.

 

그러나 일감을 계속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도급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원청인 포스코건설이 하도급 문제와 관련해 책임을 회피한다는 것이 가장 크게 회자된다.

 

하나의 건설 공정 안에서 하청업체가 포함됐을 경우 원청인 포스코건설의 지휘감독 권한이 뒤따라야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포스코건설은 보령 화력발전소의 석탄 운반 컨베이어설비 구조물 제작을 발주했다. 입찰을 통해 포스코건설과 계약한 하청업체 SNP중공업은 또다시 2·3·4차 하청업체에 일부 업무를 외주화했다.

 

하청의 하청을 거치면서 노동자들의 인건비는 대폭으로 축소됐으며, 이마저도 근로자들에게 지급되지 않는 사례가 다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본부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의 경우 구조물 제작을 하도급 주면서 1차 하청업체에 5억9000만 원의 기성비를 지급했다. 이후 다단계를 거쳐 3차 하청업체가 4차 하청업체에 지급한 기성비는 본래 금액의 10분의 1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포스코건설 한성희 사장 (사진=홈페이지 갈무리)
한성희 사장 리더십 도마에…현장 안전관리 ‘엉망’

현장안전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특히 이번 코로나19사태에서도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지난해 임명된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의 취임 일성이었던 ‘안전’이 결국 헛구호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12월31일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위반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3년 연속 명단기재라는 불명예를 기록한 상황이다. 이번에 현장 확진자까지 발생하며 ‘현장안전관리부실’이라는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다.

 

고용부는 앞서 포스코건설을 포함한 671개 사업장을 심각한 산업재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중대재해 사업장’으로 분류한 바 있다. 중대재해 사업장은 산업재해율이 규모별 동종 업종평균대비 높은 곳을 말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8년 산업재해 최다사망자 10명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4월에 ‘산재사망 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이 선정한 ‘최악의 살인기업’에 선정되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지난해 12월20일 임명된 한성희 사장이 원‧하청 하도급 구조적 문제와 안전관리 부실 등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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