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 이진희 기자] 오는 6월 개막되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을 둘러싸고 공중파 3사 간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계권을 획득한 SBS가 단독 중계를 고집하고 있다. 이에 따라 KBS와 MBC가 2016년까지 월드컵·올림픽 중계권을 독점한 SBS를 고소하겠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지난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에 이어 월드컵 단독 중계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SBS와 월드컵 중계 만큼은 절대 양보 할 수 없다며 강력 대응을 시사하고 나선 KBS와 MBC. 과연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 다툼이 어떤 식으로 귀결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포츠 칼럼니스트 정희준 교수(46, 동아대 스포츠 과학부)는 지난 14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방송 3사의 진흙탕싸움을 맹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정 교수는 “스포츠중계권의 역사는 반칙과 배반의 반복이었다. KBS의 반칙횟수가 제일 많았고, MBC도 3사와의 공동 합의 뒤에 몰래 메이저리그 중계권을 따온 적이 있다”며 “따라서 이번 단독중계권에 대해 KBS와 MBC가 법정 소송까지 불사하는 것을 냉소적으로 보는 학자들도 많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교수는 “2006년 3사 사장단이 모여 코리아풀이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앞으로는 그러지 말자고 협의하고 서명까지 했는데 미국에 있는 SBS인터내셔널이 몰래 단독 계약을 맺은 것이 드러나 사태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SBS가 처음 코리아풀이 제시했던 가격보다 3500만 달러가 더 비싼 1억 4000만 달러에 2010년, 2014년의 월드컵 중계권을 획득해 중계권료를 폭등시켰다. 게다가 이러한 고액의 투자비용 회수 및 최대이윤추구를 위해 전파를 재송신 해주는 지역 케이블사나 IPTV 위성방송에 송신료를 요구하거나 현지 중계인력을 최소화 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용을 절감하려고 할 것이고, 이는 곧 시청자의 시청료 부담이나 방송의 질 저하로 연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동계올림픽 당시 많은 시청자들이 KBS와 MBC는 올림픽 이외의 다른 프로그램을 방영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4년 전 월드컵 때만 해도 SBS가 하루 24시간 중에 21시간, MBC는 18시간 반, KBS는 15시간을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으로 도배해 시청자들의 기본적인 볼 권리와 함께 채널선택권을 박탈해 버렸다. 시청자의 권익을 위해서는 차라리 단독중계가 더 나을 수도 있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시청자의 ‘해설선택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관련해 “해설자 문제는 더 훈련시켜서 좋은 해설자를 선택하고, 이들이 최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방송사가 지원을 하면 해결될 문제”라며 “그런 이유로 공동중계를 하자는 것은 같은 경기를 3개 방송사가 동시에 중복 편성해 동시 중계하는 과거의 악습을 계속 이어나간다는 얘기이므로 논리의 모순이다”며 방송 3사의 월드컵 공동중계에 따른 더 큰 폐해를 우려했다.
정 교수는 이 같은 문제의 해결책으로 순차중계를 제안했다. 정 교수는 “그동안 방송 3사가 스포츠 공동중계 약속을 어기고 단독으로 계약을 맺은 일들이 종종 있어 왔던 만큼 (방송통신위원회가) 공동중계를 권고사항으로만 규정해 놓은 것을 공동중계 및 순차방송을 지키도록 강제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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