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편리한대로 위조되고 있다”

이광명 / 기사승인 : 2010-05-31 15: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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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색된 역사를 많은 사람들이 진실이라고 믿는다.”


[일요주간=이광명 기자] “멍석 깔고 질펀하게 놀아보고 싶었어요.” 도서출판 멍석을 설립한 육인숙 대표는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이 실속 있는 책을 좀 만들어 보려고 뭉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출판사‘멍석'을 설립한 육 대표는 “역사에 가려진 진정한 영웅들을 찾아내는 것이 (멍석의) 의무다”고 밝히며, “역사는 스승이다. 과거, 현재, 미래는 역사를 기반으로 제시될 수 있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역사로부터 흘러나온다. 무엇보다 바른 역사상을 정립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가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고전에 심취하면서 부터라고. 고전을 읽다보니 역사적 배경에 관심을 갖게 됐고, 역사 속의 숨겨진 인물들을 찾아내 알리고 싶어졌다는 게 육 대표의 설명이다.


“진정한 뿌리를 알아야 바른 미래와 시대상이 제시된다. 조선시대부터 고려, 삼국시대를 거쳐 우리의 뿌리가 어디인지 그 시원을 찾아가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삼국사기의 역사조차 확실하지 않다. 삼국 상고사에서는 단군조선의 무대를 몽골로 보고 있다. 우리민족이 중국 중원에서 시작했지만 요나라 오랑캐에 쫓겨 한반도로 오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진시황릉으로 생각한 발굴현장에서 나온 사람들이 중국 복장이 아닌 고구려 동이족의 복장을 하고 있어 덮어버린 사건도 있었다. 상고사를 모르고 바른 역사를 보는 눈을 갖기는 힘들다.”


육 대표는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야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현재 역사가 너무 편리한대로 위조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그 각색된 역사를 많은 사람들이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다. 특히 사극 같은 드라마나 영화의 허구조차 진짜라고 생각한다. ‘바람의 화원’과 같은 드라마를 보고 난 후 신윤복이 여자였다고 여기는 것과 같은 일이다. 그건 거짓말이다. 예를 들어 거북선도 이순신이 만든 것이 아니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으로 모든 역사들이 조작되고 있다. 이런 현실을 향해 작고 힘은 없지만 목소리는 높여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녀 역시 나라가 발전 단계에 있는 어려운 시기에는 ‘영웅 만들기’를 통해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에는 긍정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먹고 사는 데 국한된 시야를 버릴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21세기는 세계를 상대로 우리의 훌륭한 역사를 보듬어 안고 나아가야할 상생의 시대”라고 내다봤다.

여제 정희왕후

출판사 ‘멍석’에 첫 번째 판을 벌인 주인공은 ‘여제 정희왕후’다. 이는 황천우 작가의 소설로 수양대군을 보위에 올리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무엇보다 세조를 도와 민본정치를 실현했지만 지금까지는 주목을 받지 못했던 한 여인의 일대기를 그린 역사물이다. 특히 육대표는 모든 권력을 독식하려고 했던 예종이 급사하자 성종을 왕위에 앉히고 중심이 백성인 수렴청정을 하는 대목은 현 상황과 맞물려 무엇이 바른 정치인가를 생각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공자는 군자삼락을 이렇게 말한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 有朋自遠訪來 不亦樂乎(유붕자원방래불역낙호) 人而不知而 不? 不亦君乎(인이부지이 불온 불역군호).” 즉 평생 학습하고, 뜻이 맞는 친구가 있으며, 인생을 당당하게 사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육 대표는 행복하다고 했다. 그녀에게는 평생을 두고 알아가야 할 ‘역사’라는 주제가 있으며, 이를 함께 고민할 작가들이 그녀 곁에 있고, 작지만 당당하게 외칠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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