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사람들

이호준 / 기사승인 : 2010-06-15 10: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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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 자본우선주의의 법과 제도는 사회안전망인 동시에 좌절을 교육시키는 주홍 글씨인 것이다.
그래서 갈취가 동원된 폭력을 받아드리고 역류하는 분노와 텁텁한 빵 쪼가리를 씹어가며 피곤한 몸을 쉰다.
그것이 경험으로 터득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남편이나 삼촌으로 나서는 자들은 십중팔구는 술과 여자 그리고 도박에 미쳐있다.
돈이야 일상화 된 협박에 감금, 감시, 폭행이며 얼마든지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들 대부분은 전과기록이 비교적 깨끗하고 사지육신 또한 멀쩡하며 뉴스에도 정통하여 언변이 좋고 사람사귀는 재주도 남다르다.


사회현상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과 사고를 가진 호감이가는 이웃이며 언어소통 안되고 성질까지 안 좋아 오갈 데 없는 장애인을 가족으로 보살피는 칭찬받아야 할 아름다운 시민인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탄로 난다해도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미미한 법적 처벌과 제도도 문제지만 다른 도시로 가던가, 잠잠해질 때 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시작하면 되기 때문이다. 사회적 괴리현상으로 매너리즘에 빠진 젊은이들에게 앵벌이는 분노보다는 손쉽고 짭짤한 돈벌이며 권력인 것이다.


하지만 자본우선주의사회에서는 유효적절한 방임과 방관, 타협으로 물질만능주의를 지켜내기 위한 필요악이며 된다.


그런데 음성적으로 지능화 되는 폭력, 갈취 등의 범죄는 상식 밖의 권력과 자본으로 형상화되어 인간의 존엄 적 가치를 무시하고 사회적 가치관을 혼란시키고 있다. 보다 더 엄중한 사법적 처벌과 병행되는 치료와 공론화가 이뤄져야하는 것이다.

종합

명우의 말인 즉은 전자의 생계형 앵벌이들이 그 동안 소주나 담배 값, 많아야 밥값, 찜질방값을 추가로‘서면3대악인’들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훈은 얻어먹을 것은 다 얻어먹으면서도 인정사정없었다.


술이라도 한잔 했다 싶으면 밤낮 할 것 없이 그들의 쪽방으로 쳐들어가 “술 사와라. 밥 가져와라.”를 반복하며 들어 눕는 게 일상이었다.


조금이라도 주저하거나 거부할 기미를 보일라치면 고래고래 상스러운 욕설에 기물을 파손하는 등의 난리법석을 피웠다.


그래도 성이 안 풀리면 무차별적인 폭력을 종교의식인양 행사했다. 한번은 노란 통에 든 라이터용 휘발유를 뿌리며 불을 붙인 적도 있었다. 당해본 사람들은 지훈의 지자만 들어도 치를 떨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면 앵벌이들은 그런 괴로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뎌 내야했다. 그래서 호삼과 동만이 어떤 식으로든 지훈을 꺾어주길 바랬다.


그런데 기세등등하던 두 사람이 지훈 앞에 맥없이 무릎을 꿇어버린 것이다. 그로인하여 기정사실이 된 지훈의 두목 등극에 겁먹은 앵벌이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소리 소문 없이 흩어져버렸다. 그것은 지훈이 두목으로서 확실하게 거둘 수 있는 유일한 잔돈푼이 사라져버린 것이기도 했다.

나쁜 녀석들

서면지역에 행성처럼 등장해 악행을 저질렀던 ‘서면3대악인’의 멤버는 김호삼 ,김동만, 김지훈,이었다.
이들은 원래는 부산 역에서 힘 좀 쓴다는 치들의 자질구레한 일들을 도맡아 처리하던 꼬붕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햇볕 좋은 가을날.


담배 한 개 피를 돌려 피며 이런 저런 너스레를 떨다 같은 성씨와 20대 후반 동년배라는 것에 배짱이 맞아 꼬붕 노릇은 더 이상 할 짓이 못 된다는 것에 의기투합, 부산 역을 등지고 자신들의 파라다이스를 찾아 서면으로 간 것이다.


당시 서면의 롯데백화점지하와 공판장은 지역 지역의 텃새를 견디지 못한 노숙부랑인들이 모여들어 서로를 견제, 보호하며 군웅활거 하던 망명지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풍운의 꿈으로 의기투합한 이들 3인방은 서면에 가서도 부산 역 패거리들 틈에 끼어 나이 먹은 치들 잔심부름이나 하는 별 볼일 없는 처지였다.
그렇게 하루하루에 적응해 갈 즘이었다.


“아~ 이 노숙자 새끼들이 여기가 어디라꼬? 퍼질러 앉아 지랄이고, ”
“뭐라카노.”
“멀 꼬나보노? 빨리 안 꺼지나. 이 노숙자 쌔끼들아.”
“저 밥버러지 쌔끼들 도자로 확! 쓸어버려야 하는 긴데, 세월이 참~ 좋아진 기라.”
“뭐, 새꺄.”


모처럼 공원에 모인 3인방이 자판기 커피를 홀짝거리는 여유를 즐기다 시비가 붙은 것이다.
대낮부터 소주 몇 병에 마른 오징어를 사들고 공원을 찾은 양아치 패거리들이다.
5명이란 숫자적 우세와 덩치 큰 효과는 초반부터 소주병으로 동만의 머리를 박살내는 등, 발군의 빛을 발휘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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