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사망 유족 “동국제강, 죽음의 용광로로 노동자 떠밀지 말라” 성토

성지온 기자 / 기사승인 : 2022-06-10 17: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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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철의 날에서 안전문화 실천 거론한 동국제강, 산재사망 노동자는 모르쇠?
-해결촉구 지원모임 "81일 넘게 장례 못 치러…종잇장보다 가벼운 말이자 위선"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산재 사고로 숨진 고 이동우 씨의 유족들이 지난 4월 13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기자회견 직후 입장서 전달식을 막아서는 사측 관계자로 인해 울분을 터트리고 있는 모습. <사진=성지온 기자>

 

[일요주간 = 성지온 기자] 노동계와 산업재해 사망 피해 유가족이 철의 날을 맞아 ‘안전문화 실천’을 결의한 동국제강의 기만적 행태를 꼬집었다. 자사 내 노동자가 안전지침 미비로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는 사과 및 재발방지책조차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故)고 이동우 동국제강 비정규직노동자 산재사망사고 해결 촉구 지원모임’은 지난 9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열리는 철의 날 행사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국제강의 결의가 한낱 종잇장보다 가벼운 말이자 위선임을 만천하에 알린다”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장에는 임신 5개월 차인 고인의 배우자도 자리했다.

이들은 “지난 3월 21일 동국제강이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크레인 수리 작업을 하던 비정규직 노동자 고 이동우님이 사망했다. 이에 대해 회사는 사과도, 유족에 대한 피해배상도, 제대로 된 재발방지대책아도 제시하지 않고 있는데 안전문화 결의가 웬 말”이냐면서 “안전을 최우선 경영가치로 두고 선제적 예방관리를 하겠다라는 말은 죽음을 감추는 요란한 빈 피리소리”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동우 님 유가족은 장례를 치르지 않고 있다. 장례에 앞서 동국제강의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뜻에서다.

지원모임은 “벌써 고인이 사망한 지 81일이 되도록 동국제강은 유족에 사과도 하지 않았음은 동종의 철강업체가 모를 리는 없다.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해 눈감지 못하는 고인과 임신 6개월이 된 배우자가 동국제강 장세욱 대표이사를 만나기 위해 유족들이 이곳 철의 날 행사장까지 왔다”면서 “지난 6월 2일과 3일 어렵게 만들었던 최소한의 합의마저 수차례 번복을 거듭하는 기업이 바로 동국제강이다. 피해 유족들에 대한 마지막 신의마저 깨버리는 부도덕한 기업”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동국제강이 철의 날 행사에서 표창을 받고 ESG 경영을 입에 올리기 전에 앞서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사업장에 성실하게 일하다 목숨을 잃은 고인과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며 “다시는 불행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하여 제시하고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피해배상 문제를 하루빨리 매듭을 지어라”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들은 ▲장세욱 동국제강 대표이사가 책임자임을 인정하고, 직접 문제해결에 나설 것 ▲장세욱 대표이사는 고인과 유족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제대로 된 재발방지대책안을 제시할 것 ▲동국제강은 유족에게 하루빨리 정당하게 배상할 것 ▲동국제강은 합의를 번복하는 무책임한 행동을 중단하고 책임 있게 행동할 것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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