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없는 아이! ‘엄마의 오아시스’

작가 이춘명 / 기사승인 : 2018-05-23 15: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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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특집] 이춘명 ‘아버지 고지서’

●뻥 뚫린 소식은 ‘빠른 등기 우편물’


▲ 작가 이춘명
▲ 작가 이춘명

친자 확인 절차와 비용을 아버지가 일부러 피하여 개인적 요구나 필요성이 없다고 단정하면 버려진 엄마와 아이는 발에 치여 끼인 돌멩이가 된다. 아이를 안고 여기 저기 알아보며 서류 작성과 접수비를 들인다 해도 아버지의 거부와 회피로 중도에 주저앉는 일이 많다. 그것 하나로도 아이에게 아버지를 찾아주는 일이 되는데 그러지 못한 아이들은 봄이라도 봄을 모른다.


양육비를 주겠다고 구두 약속해도 안 주면 도의적 책임뿐이었다. 급여 명세서에서 강제 징수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주기를 개인적으로 강력히 주장한다. 국민의 4대 의무 중 납세의 의무 조항에 추가하였으면 한다. 두 가지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파고들어 주는 그 날이 아마 평등한 봄이 될 것이다.


여성 약자들에 관한 전문가의 목소리로 여러 가지 밝은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아이에게 조근조근 희망을 약속할 수 있게 되는 5월은 참 맑다. 참 달다. 까치가 운다. 창문을 열었다. 거짓말은 아니겠지 하며 손을 흔들어 인사한다. 동화책에서 아빠라는 단어를 짚으며 이제 하나 둘 말을 배우는 아이가 짚으며 읽을 때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늘 고민하고 망설이는 엄마들에게 한 가지라도 분명한 해답을 주는 가슴 뻥 뚫린 소식이 여름 보너스로 빠른 등기 우편물이 되길 바란다.


엄마 배에서 8개월 때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4살 남자 아이를 키우며 어머니에게 종일 맡기고 있는 워킹맘의 이야기이다. 출생 신고를 거부하고 결혼 생활을 접은 동갑내기 남편과는 연락두절이다. 어머니 성으로 살고 있는 아이는 할아버지에게도 양육비를 도움 받지 못하고 있다.


재산 상태에 따라 비율에 맞게 요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생활비를 좀 도와 달라고 하면 늘 돈 없어 너도 버는데 왜 달라고 하느냐하며 면박을 준다. 아이에게 베푸는 지출이 아깝다고 거절을 당했다.


지금 현재 최저 임금으로 공과금과 아이 교육비를 위한 적금으로 급여의 10%를 저축하며 생활을 하고 있다. 월급 열흘 전쯤 통장 잔액이 5만원이 된 적도 있다. 이번 달은 1만 7천원 뿐이다. 어쩌지 걱정하며 쩔쩔매고 있다. 살기 힘든 기초 수급 독거 노인 아버지라면 도와 달라고 하지 않는다. 그래도 넉넉하여 부탁할 때는 자존심이 상해서 상처받을 때도 여러 번이었다.


답답하고 막막한 겨울을 보냈다. 어른의 지출은 줄일 수 있다. 아이에게 드는 최저 비용은 조절하기 미안한 것이 엄마의 마음이다. 아버지 고지서를 발급하여 세금으로 떼어 양육비 통장으로 넘어 오는 날을 기다린다. 면전에서 구걸하듯이 머리 숙이지 않아도 된다. 얼굴 붉히며 참아내지 않아도 된다. 잔소리 듣지 않고 굽실 굽실 되지 않아도 된다. 그 날을 줄 당기기 한다. 함께 한다. 같은 목소리로 차분히 주장하고 있다. 까치 울음이 참 달다하는 날을 기다린다.


●아버지라는 이름 값을 해 주길


아버지라는 이름 값을 해 주길 바란다. 씨를 뿌렸으면 자기 성을 받게 해야 한다. 그들의 문중에 이름을 올려 주어 뿌리를 지키게 해 주는 것이 기본 양심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양육비를 줄 턱이 없다. 월급 150만원 이하이면 건드리지 못한다. 최저 생계비는 서로 지키는 것이 보장되어 있어서이다.


그 이상 수익자라도 자진해서 주지 않으면 아무런 조치를 못한다. 엄마들은 양육비 청구 소송과 친권 포기를 놓고 고민한다. 남자가 데려 간다면 말문이 막힌다. 아이를 키우려는 엄마들은 양육비를 거부하면서까지 아이를 선택한다. 친권 포기 각서를 써주는 사람도 있지만, 안 써주면서 아이에게 급한 일이 생기면 외면하는 일이 많아 불편한 일이 다수이다.


친권이 있든 없든 아버지라면 아이의 성장, 발육, 교육 과정에 필요한 최소 의무는 강제적으로 가해졌으면 한다. 아버지의 주민번호와 이름만 제시해도 대행 서비스가 도와주었으면 한다. 사는 곳과 임신할 때의 상황 설명으로 도움 받았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아버지로 확정되면 본인이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고 돈을 벌어 의식주를 채울 때 어디선가 아버지 존재도 보지 못한 아이의 성장도 보호 받았으면 한다. 최소한의 양육비만이라도 보장된다면 아이를 맡기고 일터로 나가는 엄마들의 숨통을 터 줄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에게 버려진 아이가 넉넉한 외할아버지에게 기대는 것은 빈대 붙는 일이 아니다. 줄 만한 능력이 있으면서 주지 않는 욕심과 회피를 억지로 주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할아버지라는 울타리에 인형이 되는 아이는 참 처절하다. 보고 싶을 때 보고 돌아서면 나 몰라라 하는 무책임은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월세 방에서 사는 자식과 손자를 외면하고 남들에게는 다 도와준다고 이야기 하는 할아버지에 대응할 아무런 힘이 없다. 버리고 외면한 아버지와 보면서 외면하는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에게 설명할 수 없는 엄마의 침묵에 함께 아파하는 무력한 할머니도 입을 다물고 있다.


내 얼굴에 침 뱉는 일이다. 아버지가 없는 아이는 엄마의 가족이 오아시스이다. 그 곳에서 목을 축이고 배를 채우고 마음껏 소리치고 살았으면 한다.


●아버지들은 외롭다고 한다?


남자들은 외롭다고 한다. 아버지들은 외롭다고 한다. 외로움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고의적으로 외로움을 만드는 아버지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외로움은 스스로 만들어 놓는 것이다.


부모 자녀의 도, 부부의 도, 가정의 도, 강자의 도를 제대로 알았으면 한다. 부모는 퍼 줘도 늘 부족하고, 해 줘도 늘 미안한 마음이다. 많이 주고 싶고 언제까지라도 어디서든지 어떤 방법으로든지 자식이 어떤 상황이라도 든든한 편이 되어주고 바람막이가 되어 주어야 한다.


희생의 첫 걸음은 부모가 자식에게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누구 덕으로 자라서 지금까지 사는데 라고 허세를 부리면 곧 부메랑이 된다. 제 무덤 제 손으로 삽질한 격이다. 부부에게도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 부부의 도를 지키고 나야 부모 자녀의 도리가 이어진다. 가정의 도는 강자의 도가 기본이다.


아버지가 젊고 능력이 있을 때 하대를 하면 그 가족은 조금씩 좀 먹으면서 썩고 있을 것이다. 늙어서 외로운 노인이 되지 않으려면 손에 쥔 것이 있을 때 보호자로 세대주로 정당한 도를 지켜야 한다. 불효자라고 자식을 함부로 욕하지 않는 아버지가 되었으면 한다. 가정을 소홀히 한다, 집을 뛰쳐 나갔다, 세끼 밥상에 불성실하다, 불평하는 배우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벽에 공을 던지면 던진 사람 얼굴로 되돌아온다. 외롭다고 주머니에 꼭 쥔 현금으로 자만, 자족하는 아버지들에게 대들어본다. 주머니를 열어보면 달라질 것이다. 주머니를 풀면 달라질 것이다. 그 중에 부스러기 잔돈 푼으로 아이를 웃게 할 수도 있다. 아이의 웃음으로 청춘을 찾을 수 있다.


모두 다 뛰어 나가는 5월의 광장에 뒷줄이라도 따라가게 해 주었으면 한다. 제자리걸음으로 솜사탕을 들고 웃게 해 주었으면 한다. 물거품일까? 부모를 부양해야만 하는 자식도 있지만 자식을 부양해 줄 수 있는 부모도 있다. 건강하고 자립하고 남들에게 거들먹거리는 부모라면 경제적으로 조금 어려운 자식을 돌봐 주었으면 한다. 비록 가정 환경과 갈등으로 떨어져 사는 배우자에게도 조금의 여유를 건네주었으면 한다.


꼭 할아버지가 금전적인 채움을 해주어야 손자가 좋아한다는 것은 아니다. 명절, 생일, 크리스마스, 어린이날에 함께 보내는 시간은 낭비가 아니다. 세뱃돈이라도 미리 준비하고 찾아올 때 먹거리라도 푸짐하게 해준다면 고마울 것이다. 작고 크고 비싼 것에 상관이 없다. 어린 아이가 좋은 기억을 가질 수 있게 배려해 달라는 것이다. 어린이날 동행하는 것을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함께 걷고 같이 먹고 모여 둘러 앉아 나란히 보고 다정히 이야기 해 주는 하루의 외출은 최고의 자원봉사이다.


넉넉한 아버지에게, 넉넉한 할아버지에게 차마 아이도 엄마도 하지 못하는 말을 대신한다. 강제 징수가 되기 전에 꼭 해야 할 그 일을 미리 점검하였으면 한다. 돌고 도는 것이 강약의 순환이다. 젊음과 늙음은 수레바퀴이다.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의 한마디 의미를 깊게 새겨들었으면 한다. 아이들은 오늘 지금 이 순간에도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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