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배를 만든 것도 어른들이고
술을 만든 것도 어른들이고
PC방을 만든 것도 어른들이고
오토바이를 만든 것도 어른들이고
클럽을 만든 것도 어른들이고
모텔을 만든 것도 어른들이다
파는 것도 어른들이고
모르는 척 하는 것도 어른들이다
그런데
왜?!
우리한테만 뭐라고 해?!
-박찬세 「왜?!」 전문
박찬세 시인(1979~ )이 첫 시집 『눈만 봐도 다 알아』(창비교육, 2018)를 냈다. 박 시인은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2009년 계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한 젊은 시인이다. 그런데 이번 첫 시집은 “창비 청소년 시선–13”으로 출간했는데 시집의 내용도 청소년(학창)기에 겪는 청소년들의 발랄한 재치와 유머, 슬픔과 기쁨 등을 해학과 역설, 풍자 등의 다양한 시적 장치를 동원해 잘 표현하고 있다. 인용한 시 「왜?!」도 이 시집에 실린 시이다.
청소년 문학이라는 개념이 한국문학에 등장한 지 그렇게 오래된 것 같지 않은데 ‘청소년 시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시선 시리즈로 나오는 시집이 등장한 것을 보면 한국문학에 이미 청소년이라는 개념이 깊숙이 들어온 듯하다.
“청소년은 어른과 어린이의 중간 시기이다. 청소년에 대한 연령 규정은 법규마다 다르나, 「청소년기본법」에는 9세에서 24세 사이의 사람으로 규정되어 있다. 흔히 ‘청소년’이라 하면 만 13세에서 만 18세 사이의 사람을 칭한다.”(「청소년복지사전」) 라고 한 사전은 정의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질풍노도의 시기인 만큼 학교현실이나 사회현실에 대해 느끼는 바도 훨씬 본질적이고 예민할 것이다. 그래서 청소년을 주 독자로 한 시집과 소설책이 발간되기도 하는 가보다.
인용한 시는 어른들과 기존 체제의 이중성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비판이다. 풍자와 비판이 최종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자기성찰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전망이다. 이 시도 그 점을 노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해설 : 김용락(1959~ )
시인 · 문학박사. 1984년 창비 신작시집으로 등단.
시집 『산수유나무』 외 다수
평론집 『문학과 정치』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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