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계절에 따른 자연의 변화무쌍’ 김영주화백

소정현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7 1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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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질 ‘골판지와 흙, 젤스톤’ 자연과 사람 대상
지난날 추억과 기억을 회상하는 ‘서정적 작품’
‘진한 색조’의 절제된 이중구조로 강렬함 투사

▲ 유천(裕泉) 김영주 화백


● 진한 색조의 절제된 이중구조


골판지와 흙, 젤스톤(모래 질감)을 재료 삼아 자연과 사람 대상으로 진한 색조의 절제된 이중구조로 강렬함을 투사하는 유천(裕泉) 김영주 화백(52)을 소개한다.

김화백은 지천명의 나이에도 순수함을 잃지 않는 소녀의 시선으로 ‘세상의 아름다운 여행’을 작품의 테마로 삼아 지나온 날들의 추억과 기억을 회상하는 서정적인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다. 그녀는 골판지의 거칠고도 구멍이 숭숭 뚫린 단면을 캔버스나 장지에 추가된 소재로 삼아 부드럽고 거친 터치를 입혀나간다. 김화백의 회화적 구성은 새롭게 조화된 소재를 통해 하나의 이야기로, 하나의 메시지로 표현되고 있다.

 

▲ ‘하늘보기’(평생 꽃과 나무만 봐왔던 사랑하는 부모님)

 

▲ ‘하늘 닿는 곳까지’(사람과 하늘이 닿을 때까지 걸어가고 싶다)

 

작품에 투영되는 김영주 화백의 고해성사는 이렇게 담담하게 이어진다.
“나의 삶속에서 나는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 골판지를 재료로 꿈을 꾸듯 아름다운 자연을 그리고 싶었다. 숭숭 뚫린 골판지를 잘라 하나하나 붙여나가니, 그 위에 그려야 할 자연들이 너무 많아졌다. 잊혀져가는 기찻길을 소재로 시작하였고 자작나무 시리즈와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작품을 구상해 나갔다.”

유천 김영주 화백의 ‘유‧청소년기’ 비하인드 스토리는 대략 이러하다. 누구보다 놀기 좋아하고 그 정열에 춤도 추고 또 머물 땐 미친 듯 정신없이 쓰고 그렸다. 무용에서 시작해서 특히 서예 분야에서는 전국 신문사 주최 모든 대회에서 수상했다. 중2때 한국일보에서 영란여중 김영주라는 인터뷰 기사가 한 면 전체에 실릴 줄, 그 계기로 예림미술고등학교에 입학했다.

 

▲ ‘바람소리’

 

▲ ‘어느 여름날 오후’


● “이끌어준 스승…가슴으로 그리라고‘

나를 항상 이끌어준 스승이 있었다. 그 분은 그림을 머리와 손으로 그리지 말고 가슴으로 그리라고, 넉넉하지 못한 삶에 왕복 하루 4시간을 버스와 지하철에서 잠을 청해도 지친 내 모습 보이기 싫어 보고 듣고 즐겼다….

입시 당일 수험표를 잃어버려 한 시간 남기고 겨우 시험장에 들어갔을 때, 이미 다른 수험생들은 거의 그림을 그린 상태라서 자포자기 하는 심정이었지만 미친 듯이 가슴으로 그렸다. 나의 마지막 대학시절 국전 작품에 입상하며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내 자신을 내려놓았다. 큰 딸로 태어나 손이커서 다 잘 될 거라 생각했지만, 결혼과 동시에 나의 20대, 30대는 멈춰 버렸다.

 

 

▲ 하늘아래 ‘가을’

▲ 하늘아래 ‘겨울’


어느 날 갑자기 또 다른 세계가 왔다. 나를 안아준 둥지는 낯선 건축가와의 인연이었다. 성북동 대저택 거실에 내 그림이 걸릴 줄 몰랐다.…작가들은 말한다. 호당 얼마를 받느냐고 난 모른다. 내 그림의 가치를 누가 정할 수 있을까? 누군가에 의해 내 가치를 정하고 싶지 않다.

앞으로는 진정 내가 그리고 싶었던 내 그림만 그리며 나만 바라보고 싶다. 자연의 물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나의 소리를 작품에 한 단계 더 승화시켜 보려한다. 외롭고 아프고 힘들지라도 자연들의 목소리와 사랑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골판지의 율동과 함께 거칠고도 섬세한 작품을 선보이려 한다.

[일요주간 = 소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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