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無心) 가운데 사랑이 가득한 것이 신의 마음이고 성인의 마음이다"

김선국 박사 / 기사승인 : 2018-05-14 08: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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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박사 김선국의 노자(老子) 이야기(6)
김선국 박사.
김선국 박사.

[일요주간=김선국 박사] 지난 장에서는 도충(道沖)이라고 하여 도가 심원하다고 했지만 이 장에서는 도의 또 다른 특성을 설명한다. 불인(不仁), 어질지 않다는 뜻이다. 어질지 못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무심하다는 의미이다.


보통 종교의 경전을 보면 신(神)은 우리 편에게는 무조건적으로 옳다하고 다른 편은 악(惡)으로 규정해서 벌을 주고 재앙을 내리는 인격적 신으로 의인화 해놓았다. 여기서 노자는 도(道)는 무심하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무심함, 不仁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천지불인 이만물위추구)


천지는 무심해서 만물이 흘러가도록 한다.


聖人不仁 以百姓爲芻狗 (성인불인 이백성위추구)


성인도 무심해서 백성이 그저 살도록 한다.


추구(芻狗)는 제사에 올리는 지푸라기로 만든 인형이다. 제사를 지낼 때는 중시하지만, 제사가 끝난 후에는 버려지게 된다. 귀중히 쓰였다가 버림받는 것이 추구이다. 우리 삶도 그렇다. 귀중하기도 하고, 천하기도 한 것이 우리 삶이다. 우리 인생의 영고성쇠를 천지는 그저 지켜본다. 하늘은 그 가운데서 각자가 자신의 삶을 살도록 한다.


천지는 인격적 신이 아니다. 천지는 지금도 세계 어느 곳에서는 지진을 일으키고 태풍을 만들어 내고, 홍수를 일으키며, 천둥을 내리치고, 폭우를 쏟아 붙는다. 천지는 사람의 의지나 바람을 따라서 변화하는 어떤 존재가 아니다. 천지는 만물이 인연따라 흘러가도록 내버려 둔다.


신성은 어떨까? 신성도 무심할까? 신성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어서 가장 내밀한 생각을 읽으며 가장 미묘한 느낌들을 알아차린다. 그렇지만 그 신성이 우리의 생각과 감정에 관여하지는 않는다. 그분은 그저 거기에 있을 뿐이다.


성인도 또한 백성의 삶을 지켜보지만 그 삶에 관여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겪고 가야 할 것들을 그저 지켜본다. 어리석은 자들에게 말을 한다한들 알아듣지 못할 것을 알기에 그저 말없이 지켜보며 스스로 깨닫기를 바란다.


햇볕은 선인과 악인에게 모두 비추고 비도 마찬가지로 선인과 악인에게 모두 내린다. 천지와 신성은 그저 무심히 지켜본다. 그러나 천지와 신성은 또한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있다. 말없이 지켜보다가 도움을 청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이 모든 종교의 가르침이다. 그러나 노자는 천지는 그런 인격적 존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필자는 신성과 성인은 무심 가운데 연민이 있고, 무심 가운데 사랑이 가득한 것이 신의 마음이고 성인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天地之間 其猶??乎 (천지지간 기유탁약호)


천지와 풀무와의 차이는 쇠퇴하지 않고


虛而不屈 動而愈出 (허이불굴 동이유출)


비어 있다는 것과 더욱 많이 움직이는 것이니


多言數窮 不如守中 (다언삭궁 불여수중)


쓸데 없는 말을 하면 궁해지니 마음을 지킴만 못하다.


천지는 말이 없으나 쇠하지 않고 무심히 있으며 풀무는 바쁘게 움직이지만 성인은 풀무처럼 쓸데 없는 말을 하지 않고 천지처럼 말없이 있다.


이 세상은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인터넷을 보면 자극적인 기사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사람들은 그런 기사들을 보고 온갖 자기 의견을 배출한다. 풀무처럼 말이다.


성인은 무심하다. 세상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 천지의 도도 마찬가지이다. 세상에 폭풍우를 몰아치고, 번개를 내리치고, 지진을 내리면서 세상을 지배하지만 무심히 그 일을 할 뿐이다.


성인도 천지자연처럼 무심히 세상에 영향을 준다. 말할 필요조차 없다. 성인은 그저 존재하는 그 자체로 세상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 요약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천지불인 이만물위추구)


聖人不仁 以百性爲芻狗 (성인불인 이백성위추구)


天地之間 其猶??乎 (천지지간 기유탁약호)


虛而不屈 動而愈出 (허이불굴 동이유출)


多言數窮 不如守中 (다언삭궁 불여수중)


천지는 무심해서 만물이 흘러가도록 한다.


성인도 무심해서 백성이 그저 살도록 한다.


천지와 풀무와의 차이는 쇠퇴하지 않고


비어 있다는 것과 더욱 많이 움직이는 것이니


쓸데 없는 말을 하면 궁해지니 마음을 지킴만 못하다.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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