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오르내림을 받아들이고 무위의 삶 살아야 도(道)에 가까워져"

김선국 박사 / 기사승인 : 2018-05-25 17: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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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박사 김선국의 노자(老子) 이야기(8)
김선국 박사.
김선국 박사.

[일요주간=김선국 박사] 이 장에서는 도(道) 이야기에서 벗어나, 몸을 보존하는 이야기를 한다. 사실 도는 멀리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일상 가운데서 기운을 잘 세우고 마음을 고요히 하는 것이 도이다.


노자가 살던 당시는 군웅들이 일어나서 서로 정복하고 죽이고 배신하며 합종연횡하던 시대였다. 노자는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를 빌어서 지혜를 주고 있다.


이 세상을 가장 치열하게 사는 사람은 진리를 알고 진리에 헌신하는 사람들이다. 단 하나의 진리를 위해서 그들은 목숨을 건다. 그러나 그들은 세상에 나가서 싸우고, 세상을 개혁 하고, 세상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최고의 진리에 헌신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추구하는 진리는 우리의 존재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것이다. 세상에서 이기고, 세상을 좋은 곳으로 바꾸는 것은 또 다른 사람들의 사명이다.


이들 헌신자들은 세상의 빛이 되고, 세상이 우리 존재의 이유와 목적을 알게 하고, 우리가 왜 여기 이곳에서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사람들이다.


이런 헌신자들은 가끔은 세속을 떠나서 그들만의 장소에서 그들의 삶을 헌신에 바친다. 그러나 세상 속을 사는 우리들은 그런 방식의 삶을 살아갈 수 없다. 특별한 소명을 가진 이들만이 그런 곳으로 물러나 살 수 있다.


우리는 세속 가운데서 어떻게 헌신의 마음으로 살아갈지 방향을 찾고 있다. 바로 여기서 우리의 삶을 진리에 헌신하고, 사람들을 사랑하고, 평화를 나누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 방법은 나를 낮추고 사람들과 다투지 않고 물러나서 없는 듯이 말없이 세상에 기여 하며 욕심을 비우는 것이다.


그리고 삶의 오르내림을 그저 받아들이면서 있는 그대로의 무위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럴 때에 우리는 도의 길을 알 것이고, 그 도에 가까이 가서 이 세상에서 우리의 진정한 존재 목적을 얻을 것이다.


◆ 나 없음, 無私


天長地久 (천장지구)


하늘은 넓고 땅은 오래도다


天地所以能長且久者 (천지소이능장차구자)


천지가 넓고도 오랜 까닭은


以其不自生 故能長生 (이기부자생 고능장생)


그것이 스스로 애쓰지 않기에 능히 오래 간다.


천지는 스스로 있는 것이기에 영원 전부터 있었고 영원 후에도 있을 것이다. 천지가 이렇게 오래 가는 이유는 그것이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천지자연은 내세울 것도 없다.


온 세상이 바로 그 자신이니 무엇을 내세울까? 그저 존재하며 만물의 근원으로서 생명을 낳고 생명을 기르고 생명의 기쁨이 이 세상에 가득하게 한다.


是以聖人 (시이성인)


때문에 성인도 또한


後其身而身先 (후기신이신선)


그 몸을 뒤로 하는 것으로 몸이 앞서가고


外其身以身存 (외기신이신존)


그 몸을 밖으로 함으로써 몸이 보존되니


非以其無私邪 (비이기무사야)


나라는 것이 없기에


故能成其私 (고능성기사)


능히 그 나를 이룬다


여기서는 자신을 이루는 방법을 설명한다. 자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앞에 나서거나 세상 일에 끼어들어서는 안된다. 고요히 뒤로 물러서고 일에 관여치 않음으로써 ‘나의 삿됨’을 없애서 진정한 나를 이루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이루고 자신의 업적을 세우고 세상에 우뚝 서기를 원하지만 노자는 그 반대로 이야기한다. 세상에서 물러나서 사람들의 일에 관여치 않음으로써 자신을 이루기를 충고하는 것이다.


이 세상은 인연따라 흘러간다. 인류가 멸망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것도 기적이다. 서로 죽이고 배신하며 잔인한 전쟁 도구로 지구를 수백, 수 천번 멸망시킬 핵무기를 가득 가지고 있는 인류가 이렇게 여기까지 온 것은 성인들의 가르침과 천지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루어 질 수 없었을 듯하다.


역사는 인간이 이루는 것이 아니다. 인간보다 훨씬 더 큰,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서 그나마 이 세상이 유지되는 것이다.


노자도 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 민족의 오래된 책인 <참전계경(參佺戒經)>의 구절을 보자.


人不敬天 天不應人 如草木之不經雨露霜雪 (인불경천 천불응인 여초목지불경우로상설)


사람이 하늘을 공경하지 않으면 하늘이 사람에게 응하지 않으니 이는 풀과 나무가 비와 이슬을 맞지 않는 것과 같다.


하늘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내리지 않았다면 풀과 나무가 다 말라 죽었을 것이지만 천지의 무한한 사랑이 있어서 그나마 우리가 여기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 요약


天長地久 天地所以能長且久者 (천장지구 천지소이능장차구자)


以其不自生 故能長生 (이기부자생 고능장생)


是以聖人 後其身而身先 (시이성인 후기신이신선)


外其身以身存 (외기신이신존)


非以其無私邪 故能成其私 (비이기무사야 고능성기사)


하늘은 넓고 땅은 오래도다.


천지가 넓고도 오랜 까닭은


그것이 스스로 애쓰지 않기에 능히 오래 간다.


때문에 성인도 또한 그 몸을 뒤로 하는 것으로 몸이 앞서가고


그 몸을 밖으로 함으로써 몸이 보존되니


나라는 것이 없기에 능히 그 나를 이룬다.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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