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天下)를 내 몸처럼...온 몸을 다해서 세상을 살라"

김선국 박사 / 기사승인 : 2018-07-12 15: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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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박사 김선국의 노자(老子) 이야기(13)

[일요주간=김선국 박사] 인간은 늘 실존의 세상과 마주친다. 세상과 마주칠 때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은 우리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세상과 마주칠 때 어떻게 하면 그 생각과 감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 삶의 오르내림, 寵辱


노자 시대의 불안이나 혼돈, 가난과 비교한다면 지금은 훨씬 풍요로워졌지만 신자유주의가 극도로 퍼져있는 이 시대는 그 시대 못지 않게 사람들을 불안케 한다. 어릴적부터 생존경쟁에 내몰린 인간 군상들은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 가야 하나. 노자의 말을 들어보자.


寵辱若驚 貴大患若身 (총욕약경 귀대환약신)


총욕 때문에 불안한 것처럼 몸을 소중히 하거나 걱정한다.


何爲寵辱若驚 (하위총욕약경)


총욕은 무엇을 불안하게 하는 것인가?


寵爲上 辱爲下 (총위상 욕위하)


총은 지위가 오르는 것이고 욕은 지위가 내려가는 것이어서


得之若驚 失之若驚 (득지약경 실지약경)


그것은 얻어도 불안하고 잃어도 불안하다는 말이니


是謂寵辱若驚 (시위총욕약경)


이것이 총욕 때문에 불안하다는 말이다.


성공과 실패는 우리가 늘상 두려워하는 것이다. 노자가 살던 혼돈의 시대에도 인정받아서 지위가 오르고(寵) 또는 지위가 떨어지고(辱) 하는 것이 늘 걱정거리였던 듯하다. 지금도 돈 많이 벌고 성공하고 지위가 오르고 하는 것이 세상의 주된 관심사이다.


그러나 얻어도 걱정이다. 언제 또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최고의 권력도 10년을 못가고 위태하다. 잃었을 때 받을 온갖 지탄과 비난에 더 걱정이다. 또 일반인들은 사업이 안 되면 무얼 먹고 사나? 무얼 입고 사나? 걱정한다. 사람들의 근심거리는 언제나 있다.


예수는 말했다. “하늘을 나는 새를 보라. 하늘이 먹이지 않느냐? 들에 핀 꽃을 보라. 솔로몬의 그 영광보다도 더 아름답지 아니하냐?”


늘상 생존의 불안에 대해서 그 마음을 내려놓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다음 구절에 노자의 철학이 있다.


何謂貴大患若身 (하위귀대환약신)


소중함과 걱정거리가 몸 때문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吾所以有大患者 (오소이유대환자)


나에게 큰 걱정거리가 있는 것은


謂吾有身 (위오유신)


몸이 있기 때문이니


及吾無身 (급오무신)


몸이 없다면


吾有何患 (오유하환)


나에게 어찌 근심이 있으랴


귀(貴)히 여김으로 인해서 대환(大患)이 생긴다. 영전(寵)이 있음으로써 좌천(辱)이 있다. 이 두개는 다른 듯이 보이지만 사실은 큰 차이가 없다. 놀람(驚), 즉 심리적 불안이나 두려움은 ‘나’라는 생각에서 나온다. 내가 없으면 어떤 불안이 있겠는가? 내 몸이 있음으로써 생존에 대한 불안과 미래에 대한 걱정이 있다.


그런 근심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영혼은 진정 자유롭다. 노자는 우리가 그러한 삶을 살아가기를 권한다. 성인들은 삶의 부침(浮沈)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유를 찾은 분들이다. 노자의 무위(無爲)는 바로 그런 삶이다. 귀와 대환은 하나인 것이다. 소중히 여길 것이 없으면 근심이 없어진다. 세상에서 물러나 흐르는 대로 맡기고 무위의 삶을 살다간 노자의 가르침이 바로 이 구절이다.


故貴以身爲天下 (고귀이신위천하)


때문에 몸을 소중히 하듯이 천하를 행하면


若可寄天下 (약가기천하)


천하를 맡길만 하고


愛以身爲天下 (애이신위천하)


몸을 사랑하듯이 천하를 행하면


若可托天下 (약가탁천하)


천하를 의탁할만 하다.


이 구절은 천하를 다스리는 자들에게 주는 교훈처럼 들린다. 위천하(爲天下), 곧 천하를 다스리는 것을 내 몸처럼 소중히(貴以身) 한다면, 천하를 맡길만 하다는 이야기다. 내 몸을 사랑하듯이 천하를 다스리면 천하를 의탁할만 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노자의 말은 위정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시대를 넘어서 우리 모두에게 주는 말이다. 온 몸을 다해서 세상을 살라는 말이다.


위천하, 세상을 나아가라.


진실과 정성을 다해서 세상을 살아가라고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화에서는 헌신(獻身)을 이야기한다. 애이신(愛以身)이라는 말 속에 바로 헌신의 의미가 들어 있다. 내 몸을 사랑하듯이 온 세상을 사랑하라는 말이다. 진리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자만이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큰 걱정거리(大患)를 안고 살지만 진리와 사랑에 헌신한 이들은 천지가 그에 응답할 것이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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