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지도자는 백성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는 지도자다"

김선국 박사 / 기사승인 : 2018-08-14 11: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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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박사 김선국의 노자(老子) 이야기(17)

[일요주간=김선국 박사] 이번 이야기는 지도자들의 덕목 이야기로 잠시 노자의 깊은 가르침을 쉬었다 가겠다. 어떤 조직에서든 최고의 지도자는 각자가 스스로의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는 사람이다. 노자는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보자.


◆ 최고의 지도자, 太上


太上不知有之 (태상부지유지) 최고의 지도자는 있는지 없는지 알지 못하고


其次親而譽之 (기차친이예지) 그 다음은 백성들과 가까워서 칭찬을 받음이라.


其次畏之 (기차외지) 그 다음은 백성들이 두려워하는 지도자이고


其次侮之 (기차모지) 마지막은 백성들로부터 욕을 먹음이라.


조직에서는 사사건건 밑에 있는 사람들에게 일을 점검하여 보고하라 하고 간섭하는 것이 상사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때는 그런 것이 필요하겠지만 최고의 상사는 최선의 역량을 발휘하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상사이다.


마찬가지로 최고의 지도자는 백성들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는 지도자라고 이야기한다. 백성들이 두려워하는 지도자, 백성들로부터 욕을 먹는 지도자가 없기를 소망해보지만 올바른 지도자 만나기가 쉽지 않으니 이는 백성들의 업(業)이 많음인가.


信不足焉 (신불족언) 지도자가 믿음이 부족하면


有不信焉 (유불신언) 불신이 따르게 되니


悠兮其貴言 (유혜기귀언) 지도자는 그 말을 삼가한다.


功成事遂 (공성사수) 나라일이 잘 이루어지면


百姓皆謂我自然 (백성개위아자연) 내가 그렇게 하였다고 백성들 모두 말한다.


노자의 글은 일반인을 위한 글이 아니다. 최고의 지도자들이나 식자 층을 겨냥한 것이니 그 지극한 도가 현실에서 이루어지기를 조금이라도 바랐을 것이다. 그래서 지도자의 덕목을 이야기한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공치사 하지 않는 지도자가 진정한 지도자이다.


많은 지도자들이 매스컴을 통해서 여론을 호도하며 백성을 속이고 있다. 독재국가의 통치가 그렇듯이 우리나라도 제대로 된 지도자가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좋은 지도자가 나와서 백성과 가까워지고 백성들이 스스로 일을 이뤘다 할 정도로 선정을 펴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으리라.


◆ 도가 없어지면, 道廢


大道廢 有仁義 (대도폐 유인의) 대도가 폐하면 인의가 나타나고


慧智出有大僞 (혜지출유대위) 지혜가 나간 곳에는 큰 허위가 있으며


六親不和 有孝慈 (육친불화 유효자) 육친이 불화하면 효와 자애가 있고


國家昏亂 有忠臣 (국가혼란 유충신) 나라가 어지러우면 충신이 있다


도란 것은 지극한 것이다. 그 지극한 진리는 추구하는 자도 드물고 무엇인지조차 모른다. 도를 얻을 수 있다며 헛된 수련과 망령된 가르침들이 나타나서 세상에 횡행한다. 종교는 타락하여 거짓 종교들이 넘쳐나고 지혜는 사라지고 거짓이 판을 친다. 가족간에 불화하여 효자가 나오면 칭찬하는 역설이 벌어진다.


충신이 생겨남은 나라가 어지러운 것이니 충신이 없는 것이 진정 좋은 국가일 수 있다. 백성들 모두가 나라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산다면 그곳이 바로 지상낙원일 것이다.


노자는 이 세상에 도가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지 않는 듯하다. 도가 폐 한 곳에 인의(仁義)라도 들어서면 노자는 만족하였을까?


지금 이 시대에 지도자다운 지도자가 나옴은 나라가 혼란스러움이요, 거짓이 횡행함이며 세상이 어지러운 것이니 이 세상의 근본 목적이 만인의 행복이라면 여기 이 지구는 너무나 황량한 곳이다.


온갖 불의와 허위, 그리고 죽음과 허무가 가득한 이 땅에서 도를 이루려는 사람들이 소수라도 있으면 노자는 그들에게 깊은 가르침을 더 얘기 했을 터이지만 도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적으니 인의와 효(孝)를 얘기하고 정치를 얘기하는 것이다.


이 땅에 대도(大道)가 아직도 살아 있어서 모든 이들이 그 큰 도를 이루기를 노자는 저 하늘에서 손꼽아 바라보고 있으리라. 하지만 여기 이 땅의 수많은 존재들은 과연 무엇을 찾고 있나? 우리는 그저 출세욕과 명예욕 등으로 귀중한 삶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부분은 공자와 연계해 생각할 수 있다. 공자는 주유천하하면서 세상을 바로잡고 백성들에게 더 좋은 것을 주려고 인의를 중심으로 사상을 펼쳤다.


그러나 노자는 인의는 대도가 폐한 후에 나타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가르침을 잊어버리면 세상을 사랑이나 정으로 다스리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노자는 늘 도를 강조하고 있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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