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행하는 모든 것들은 부질없는 췌행이다"

김선국 박사 / 기사승인 : 2018-10-02 13: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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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박사 김선국의 노자(老子) 이야기(22)

[일요주간=김선국 박사] 여기서부터는 도를 가진 사람들의 구체적인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도를 가진 사람은 군더더기 같은 행동을 행하지 않는다. 도를 가진 유도자(有道者)는 스스로의 분명한 세계에서 세상을 언제든지 버리고 나아갈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세상에서 행하는 모든 것들이 부질없는 군더더기 행동인 췌행(贅行)이기 때문이다


◆ 쓸데없는 짓, 贅行


企者不立 (기자불립) 까치발로는 서 있을 수 없고


跨者不行 (과자불행) 큰 걸음으로는 걸을 수 없으며


自見者不明 (자견자불명) 스스로 드러내는 자는 밝지 못하고


自是者不彰 (자시자불창) 스스로 옳다하는 이는 드러나지 못한다.


自伐者無功 (자벌자무공) 스스로 자랑하는 자는 공이 없고


自矜者不長 (자긍자불) 스스로 교만한 자는 오래가지 못한다.


이번 화의 내용은 부자(不自) 파트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우리는 잘난 사람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를 본능적으로 싫어한다. 우리는 ‘에고’나 ‘나’를 내세우는 사람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은 특유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훌륭한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그 사람됨을 남들이 알아준다. 못난 사람들은 스스로를 떠벌리고 말이 많다. 진실은 저절로 드러나게 돼 있다. 천지는 각각의 사람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다 알고 있다. 세상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천지자연을 속일 수는 없다.


사람을 속이는 자들은 하늘에 의해서 응징을 받는다는 아주 단순한 진실을 잊어버리고 남들을 속이고 남들을 이용하는 자들은 결국에는 사람들로부터 버림받고 하늘로부터도 버림받는다는 자명한 진실 앞에서 우리는 늘 ‘나’를 놓아버려야 한다.


도는 담백하고 소박하다. 그래서 억지로 행하지도 않고 과장하지도 않으며 드러내려 하지도 않고 교만하지도 않다. 그 모든 것은 쓸데 없는 허식이다.


우리는 그저 있는 그대로 현실과 마주쳐야 한다. 마음이 꾸며낸 헛된 망상에 사로잡혀서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거짓으로 덧칠하고 허위로 위장해서는 안된다. 노자는 있는 그대로의 무위(無爲)를 이야기한다.


其在道也 (기재도야) 그런 것은 도에 있어서


曰餘食贅行 (왈여식췌행) 남은 밥이요 쓸데없는 행동이다.


物或惡之 (물혹오지) 사람이 싫어할지도 모른다.


故有道者不處 (고유도자불처) 그래서 도를 지닌 자는 그렇게 임하지 않는다.


꾸미고 남에게 드러내고 자랑하고 하는 것은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 사람들도 싫어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겉으로 보여지는 것에만 신경을 쓰고 그 본질에는 관심이 없다. 우리는 본질에 접근하도록 해야 한다. 이 세상의 본질이 무엇인가, 나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은 쓸데없는 행위에 집착하지 않으며 그런 이들이 많은 사회가 진정 행복하고 좋은 사회이다.


사람들은 뭔가를 쫓아서 산다. 좋은 집, 많은 돈, 혹은 좋은 사람. 그러나 이런 것들이 영원할까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 이 땅에서 우리가 소유했던 것들은 모두 놓고 갈 따름이다.


우리는 이 세상을 떠날 때 이 몸둥아리도 놓아버리고 이 세상에서 이루었던 모든 것들도 또한 놓아버리고 간다. 어찌 보면 세상에서 행하는 모든 것이 췌행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세상에서 나누었던 사랑, 평화, 기쁨 그리고 우리가 인간으로서 행했던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지워지지 않는 기록으로 이 세상에 남는다.


여기서 도덕경 73장의 천망소회편을 인용해보자.


天之道 (천지도) 하늘의 도는


不爭而善勝 (부쟁이선승) 다투지 않아도 잘 이기고


不言而善應 (부언이선응) 말하지 않아도 잘 응해 주고


不召而自來 (부소이자래)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오고


?然而善謀 (천연이선모) 느슨해 보이지만 잘 도모한다.


天網恢恢 (천망회회) 하늘의 법망은 크고 넓어


疏而不失 (소이부실) 엉성해 보이지만 놓치지 않는다.


췌행은 위선에 가까운 것이다. 그런 위선을 행하는 것을 하늘은 다 기록하고 있다. 하늘은 머리카락 한 올도 세지 않고는 넘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하늘은 성글고 엉성해 보이지만 머리카락 한 올, 우리의 작은 생각, 행위의 의도도 정확히 기억한다.


그래서 선인은 그 착함에 대해서 하늘이 보상하지만 악인은 반대로 그 댓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는 카르마(Karma), 업(業)의 법칙을 말한다. 모든 종교는 췌행을 그치고 천지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라고 말하고 있으며 노자는 이를 우리에게 일깨우고 있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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