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너무 소중한 ‘제3의 혈관 글로뮈’

정상연 한의사 / 기사승인 : 2018-10-16 10: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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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하비의 혈액순환론에 비견되는 글로뮈


인체혈관 우회로로서 혈액순환에 결정적 역할


비타민 C를 포함한 ‘과일 야채를 충분히 섭취’


글로뮈를 튼튼하게 말초운동과 냉·온욕도 추천


▲ 정상연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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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영국의 의학자 윌리엄 하비(William Harvey)는 인체 내의 혈액이 심장에서 출발하여 동맥과 정맥을 거쳐 다시 심장으로 돌아온다는 혈액순환이론을 발표하였다. 어떻게 혈액이 동맥에서 정맥으로 이동하는지에 대하여, 하비는 눈에 보이지 않는 모세혈관을 발견하여 명쾌하게 설명하였다.


하비의 발견 이후로 수백 년간 의학계는 혈액순환이론을 토대로 인체 생리를 해석하였다. ‘성인의 몸에는 혈액이 총 5L가 들어있다’, ‘심장은 하루에 총 7000L의 혈액을 내뿜는다’ 등등의 지식은 모두 하비의 혈액순환이론 덕분에 알게 된 것들이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약과 수술법도 동맥과 정맥 그리고 모세혈관을 통한 순환구조를 토대로 개발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의구심도 생기기 시작했다. 특정한 상황에 따라 모세혈관이 수축되면 혈액의 흐름이 막힐 수 있을텐데, 인체는 큰 문제없이 심장을 박동시키고 어느 곳에서도 부푼 혈관 하나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 모세혈관이 수축하여, 혈액은 동맥에서 정맥으로 흐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혈액의 정체는 곧바로 뇌세포의 괴사를 일으키고, 각종 세포의 노화를 촉진한다. 그러나 우리의 몸은 왠만한 상황에서도 혈액을 잘도 순환시키니, 충분히 이상하지 않은가?


이러한 의문점이 1937년 캐나다 몬트리올의 맛슨교수에 의해 풀리게 되었다. 바로 제 3의 혈관이라 불리는 ‘글로뮈(glomus)’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글로뮈의 어원적 의미는 Artery(동맥)과 Vein(정맥)을 접합했다는 것인데, 즉 글로뮈는 모세혈관을 거치지 않은 동맥에서 정맥으로의 우회혈관을 말한다.


▲ 윌리엄 하비(William Harvey)는 인체 내 혈액이 심장에서 출발하여 동맥과 정맥을 거쳐 다시 심장으로 돌아온다는 혈액순환이론을 발표하였다.
▲ 윌리엄 하비(William Harvey)는 인체 내 혈액이 심장에서 출발하여 동맥과 정맥을 거쳐 다시 심장으로 돌아온다는 혈액순환이론을 발표하였다.

태어날 때부터 글로뮈를 완전히 갖추고 있는 사람은 없다. 태아 때에는 어머니와 혈액을 교환하고 또한 특별히 혈관이 수축할 만한 자극이 없어서 글로뮈가 필요가 없다. 보통 생후 3개월부터 글로뮈가 형성되는데, 신체활동이 왕성한 25살 전후로 피크를 이룬다. 그리고 40세부터 점차 줄어들기 시작한다.


안타깝게도 우리 몸에는 글로뮈를 넘어서는 제4의 혈관까지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글로뮈의 상태가 나빠지면 몸에도 크고 작은 문제가 나타난다. 혈액이 꼭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우회로의 상태가 안 좋으면 혈액은 어쩔 수 없이 원래의 길인 모세혈관으로 이동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 몸 혈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세혈관의 벽은 심한 충격을 받게 된다. 결국 혈관이 경화되어 혈압이 오르기 쉽고, 심할 경우 혈전이 발생하여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발생한다.


따라서 제3의 혈관인 글로뮈를 늘 건강하게 유지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글로뮈에 가장 좋은 영양소는 비타민 C인데 피망, 파프리카, 고추, 딸기, 레몬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외에도 혈액의 항산화 효과를 위해 각종 알록달록한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겠다.


한편 글로뮈가 가장 싫어하는 물질은 설탕과 알코올이다. 이 두 가지 물질은 글로뮈를 경화, 변질, 개방시키기 때문에 최대한 식탁 위에 오르지 않도록 해야한다. 음주를 해야하는 경우라면 과음하지 말고, 섭취한 알코올의 3배가 되는 양의 생수를 꼭 같이 마셔줘야겠다.


또 글로뮈를 튼튼하게 하는 운동을 꾸준히 해줘야 한다. 글로뮈는 신체 말단에 많이 분포하므로 손끝이나 발끝을 자극하여 글로뮈의 활성을 촉진하는 것이 좋다. 간단히 할 수 있는 동작으로 손끝으로 머리 정수리를 두드리고, 발은 뒤꿈치를 모은 상태에서 앞꿈치를 서로 부딪치는 것이다.


▲ 글로뮈는 신체 말단에 많이 분포하므로 손끝이나 발끝을 자극하여 글로뮈의 활성을 촉진하는 것이 좋다.
▲ 글로뮈는 신체 말단에 많이 분포하므로 손끝이나 발끝을 자극하여 글로뮈의 활성을 촉진하는 것이 좋다.

이는 글로뮈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머리 위의 백회(百會)혈과 발바닥의 용천(涌泉)혈을 동시에 지압하기 때문에 더욱 효과가 있다. 백회혈과 용천혈이 동시에 자극되면 인체의 위아래가 뚫리면서 혈액순환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냉·온 교대욕도 추천할 만하다. 순간적으로 몸을 찬물에 담그면 모세혈관이 수축되고 혈액이 글로뮈로 이동하기 때문에 글로뮈의 활성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다만 심장에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한의사와 상담 후 시도해야 한다.


좁아진 모세혈관을 대신하여 생성된 ‘글로뮈’는 인체가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다. 이렇게 축복받은 인체를 갖고서 태어났지만, 정작 자기 몸을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귀중한 보물을 바다에 버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신비로우면서도 참으로 고마운 글로뮈를 제대로 이해하고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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