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 - HS효성, 실리콘 음극재 사업 진출…유미코아 EMM 인수·합작법인 설립

▲ HS효성 조현상 부회장(왼쪽 네번째)과 유미코아 CEO 바트 삽(왼쪽 세번째)이 벨기에 현지에서 기념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HS효성그룹)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HS효성그룹이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본격 진출하며 미래 성장 전략을 강화했다. 이번 진출은 조현상 부회장이 강조해 온 원천기술과 지적 자산 기반의 가치경영 철학에 따른 것으로, HS효성은 지난 31일 1억2000만 유로(약 2000억 원)를 투자해 벨기에 소재 글로벌 소재 기업 유미코아의 배터리 음극재 자회사 EMM을 인수하고, 유미코아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는 당국 승인 절차를 거쳐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유미코아는 100년이 넘는 역사와 첨단 소재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배터리, 촉매, 반도체, 방산, 우주항공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과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희토류 관련 기술도 확보하고 있어 향후 HS효성의 차세대 소재 사업 확대에 전략적 기반이 될 전망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음극에 적용되는 소재로, 기존 흑연 대비 에너지 밀도가 최대 10배 높아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전기차 급속충전을 가능하게 하고 충전 효율과 주행거리를 향상시키며 가격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핵심 기술로, 글로벌 완성차와 배터리 제조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다. 기술적 한계에 직면한 기존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혁신 소재로, 향후 배터리 음극재 시장은 실리콘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2024년 기준 전체 신차 판매의 20% 이상이 전기차일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4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로보틱스, 드론 등 신산업 수요까지 반영되면서 배터리 시장과 실리콘 음극재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큐와이리서치에 따르면 실리콘 음극재 시장 규모는 2024년 5억 달러에서 연평균 40% 성장해 2031년 47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SNE는 2035년 7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확보한 원천 기술을 활용하면 반도체, 화장품 소재 등 정밀화학 분야로도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

조현상 부회장은 기술과 지적 자산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 구축과 AI 활용을 통한 가치 창출을 강조해왔다. 최근에는 엔터프라이즈 AI와 피지컬 AI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글로벌 기업과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유미코아 인수 과정에서도 조 부회장은 직접 현지 방문과 철야 미팅을 이어가며 계약 체결에 전략적으로 관여했다.

이번 인수로 HS효성그룹은 기존 타이어코드, 첨단 모빌리티 소재, AI/DX 기반 사업 구조에 항공우주, 미래 모빌리티, 방산, 에너지 등 고성장 분야를 추가하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특히 울산 투자를 통해 향후 5년간 1.5조 원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고부가 일자리 창출과 국내 리쇼어링을 통해 국가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이번 전략은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 확보를 통해 반도체, 조선, 방산 등 핵심 산업에서 대한민국의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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