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효성그룹, 유미코아와 손잡고 1조5000억원 투자… 실리콘 음극재 사업 본격 진출

엄지영 기자 / 기사승인 : 2025-12-01 09: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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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선점 나서… 울산을 첫 생산 거점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
▲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왼쪽 네 번째)과 바트 삽 유미코아 최고경영자(CEO·세 번째)가 벨기에 현지에서 기념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HS효성 제공)

 

[일요주간 = 엄지영 기자] HS효성그룹이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한 실리콘 음극재 시장에 본격 뛰어들며 새로운 성장 축 마련에 나섰다. 그룹은 벨기에 글로벌 소재기업 유미코아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첫 생산지는 효성 사업의 출발점이었던 울산으로 결정되며, 이번 진출이 국내 제조업의 리쇼어링과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HS효성은 1억2000만유로(약 2000억원)를 투자해 유미코아와 실리콘 음극재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유미코아 자회사인 EMM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각국 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 마무리될 예정이다.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유미코아는 배터리·촉매·반도체·우주항공 등에서 원천기술과 생산 능력을 갖춘 글로벌 소재 기업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를 대체하는 차세대 소재로, 이론상 에너지 밀도가 흑연 대비 최대 10배까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차의 급속충전, 주행거리 확대, 배터리팩 소형화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글로벌 완성차·배터리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분야다. 양극재·전해질 등 다른 소재 영역의 기술 개선 여지가 줄어드는 가운데, 실리콘 음극재가 배터리 성능 혁신의 ‘마지막 카드’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 성장성도 크다. 글로벌 배터리 수요는 전기차 보급 확대와 로봇·드론 등 인공지능(AI) 기반 신규 수요처의 등장으로 꾸준한 증가가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큐와이리서치는 실리콘 음극재 시장 규모가 2024년 5억달러에서 연평균 40% 안팎 성장해 2031년 4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SNE리서치도 2035년 시장 규모를 70억달러 수준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선 “향후 음극재 시장은 고에너지 밀도와 급속충전에 유리한 실리콘 계열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사업 진출은 조현상 HS효성그룹 부회장이 강조해온 ‘원천기술·지적자산 기반 가치경영’ 기조와 맞닿아 있다. 조 부회장은 타이어코드, 첨단 모빌리티 소재, AI·디지털 전환(DX) 등을 중심으로 고부가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왔으며, 최근에는 엔터프라이즈 AI, 피지컬 AI 등 차세대 기술 분야와의 융합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안팎에선 “탄소섬유, 배터리 소재, AI/DX 사업을 축으로 한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HS효성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향후 5년간 약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실리콘 음극재 대규모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첫 대규모 투자는 효성그룹의 모태 사업장이 있는 울산에 이뤄질 예정이다. 과거 울산공장에서 전개하던 사업 상당수가 해외로 이전한 만큼, 고부가 배터리 소재 생산라인 유치는 리쇼어링(제조업 국내 복귀)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를 국내에서 생산함으로써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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