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터치] 잿빛 재앙 미세먼지, 국민의 생존권 문제다

최충웅 언론학 박사 / 기사승인 : 2019-03-07 16: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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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웅의 시사터치]
▲최충웅 언론학 박사.

[일요주간=최충웅 언론학 박사]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가 연일 덮치고 있다. 계속되는 저감도 경보속에 뿌연 잿빛 공포로 숨쉬기가 고통스럽다. 국민들의 고통은 짜증에서 분노로 바뀌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하는 글이 폭주하고 있다.

이어지는 미세먼지 공습에 일반 시민들은 "먹고 살기도 고달픈데 숨쉬기까지 힘드니, 저감 조치 아무리 하면 무슨 소용있나, 숨 좀 쉬고 살자“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제 꽃동산 봄나들이는 먼 나라 얘기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4월 1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미세먼지 잡겠다. 푸른 대한민국 만들겠다”며 미세먼지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대선 당시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축을 공약했던 현 정부는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에 늑장 대응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한국은 OECD 32개국 가운데 미세 먼지가 칠레에 이어 두 번째로 나쁘다. 미세먼지 최악 기록은 정상생활이 불가능한 국가재난 사태다. 생활의 불편 수준을 넘어 생존권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 수준이다.

미세먼지 사상 '최악' 기록으로 최장 경신 기록이 전망된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5일 오전 11시 현재 서울의 초미세먼지 수치가 150㎍/㎥을 기록하면서 '매우 나쁨'(76㎍/㎥ 이상)을 보였다. 서울의 초미세먼지 수치는 '매우 나쁨'의 2배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 초미세먼지 178㎍/㎥ 전북 237㎍/㎥까지 치솟아 13개 시·도 최고 농도 경신을 보였다.

지난달 15일부터 미세먼지특별법이 시행됐지만, 차량2부제에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과 석탄 화력발전 출력 감축과 조업 단축 등 비상저감조치가 발동됐지만 역부족이다. 경유차 퇴출은 2030년까지로 공공부문에 제한된다.

지난 5일 유엔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전체 조기 사망자 중 65%가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에 거주한다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기관인 에어비주얼이 최근 공개한 국가별 초미세먼지 오염도 순위에 따르면 상위 10개 국 중 5개 국가가 아시아 대륙에 속했다.

세계보건기구는 매년 흡연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600만 명인데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자는 이보다 많은 700만 명으로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폐렴·폐암은 물론 심근경색·부정맥·뇌졸중·치매 증상까지 유발한다고 한다.

2013년 8월 덴마크 암학회 연구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22% 증가했고, 초미세먼지 농도가 5㎍/㎥ 늘어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은 18% 높아졌다. 가히 미세먼지는 소리 없이 파고드는 침묵의 살인자인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인한 입원율이 2.7%, 사망률은 1.1%가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공식화하고, 공론화한 세계보건기구는 2013년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60년 국내에서 100만명당 1천109명이 미세먼지와 오존 때문에 조기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오래 축적되면 호흡기뿐 아니라 뇌와 심장, 중추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이다. 특히 미세먼지보다 오염원 입자 크기가 작은 초미세먼지는 체내에 유입될 경우 코 점막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허파꽈리)까지 침투해 혈관을 타고 혈심장과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매우위험하다는 것이 보건의학계의 지적이다.

사실상 위성 관측을 통한 기류 이동 확인 등 과학적인 분석으로 국내 미세먼지 원인의 절반내외 수준이 중국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2017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중국에 항의하고 미세먼지 대책을 한·중 정상급 의제로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동안 시진핑 주석과의 여러차례 정상회담은 물론 실무진에서 미세먼지에 대해 협의했다는 발표는 보지 못했다.

정부의 미온적 대처에 항의하는 청원이 주를 이룬다. 중국에 보다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항의를 촉구한다”는 청원 글에 6일 오후 기준 9만여명이 동의했다. 정부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중국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미세먼지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

유럽 국가들은 '장거리 대기오염 물질 이동에 관한 협약(CLRTAP)'을 맺어 국경 간 오염물질이 확산될 때 함께 점검해서 해당 국가엔 손해배상 청구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동북아시아에는 구속력 있는 협약이 없다. 미세먼지의 오염문제는 중국과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한·중·일 3국의 대기분야 상시 ‘대책 회의’를 제의하고, 상호 협력관계 정책이 시급하다.

미세먼지 대책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일자리 정책과 더불어 가장 중점을 둔 분야이다. 전체 발전의 43%를 차지하는 석탄화력을 서둘러 폐기하도록 에너지 정책을 바꾸고 산업현장의 먼지 배출도 엄하게 관리해야 한다. 전국 61개 석탄발전소 가운데 30개가 충남 지역에 있다. 이 때문에 충남·북, 전북 지역민들이 미세 먼지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미세먼지 공포는 국민의 삶의 질도 행복지수도 현저히 떨어뜨린다. 당장 석탄 발전을 줄이고 탈원전 정책과 에너지정책의 재검토 수정이 불가피 하다. 국민들의 여론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필자 주요약력]


(현)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 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KBS 예능국장, 총국장, 정책실장, 편성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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