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터치]'자질·도덕성 낙제' 국회 청문회, 이대로 좋은가

최충웅 언론학 박사 / 기사승인 : 2019-03-26 17: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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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웅 언론학 박사.
[일요주간 = 최충웅 언론학 박사] 7개 부처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시작됐다. 첫날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지만, 예상대로 각종 의혹에 부처 수장으로서의 자질과 도덕성에 대한 의문만 커졌다. 

대통령이 지난 8일 지명한 이후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쏟아져 나왔다. 청와대와 여당은 이미 사전에 점검한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야당은 추상같이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지만 청문회 본연의 역할과 결과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금까지 제기된 후보자들의 의혹을 보면 부동산 투기와 탈세, 위장전입, 논문표절, 자녀 이중국적과 병역 등 다양하기 그지없다. 그동안 청와대는 ‘고위 공직자 인선 원칙’을 제시하며 역대 정부와는 다른 도덕적 기준을 제시했지만, 스스로 원칙을 깨면서 장관 임명을 강행해 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7명의 후보자가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됐다. 청문회를 바라보는 냉소적인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가 않은 이유다.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 지키기 어려운 약속이라는 주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지키겠다는 공언과 함께 위장전입, 병역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탈루, 논문표절 등 5대 비리 관련자는 고위공직 원천 배제를 공약했고, 국민은 이를 믿었기 때문이다.

2017년 11월에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한 고위공직자 7대 검증원칙으로 병역기피, 세금탈루, 불법적 재산증식, 위장전입, 연구부정행위, 음주운전 및 성범죄 연류자는 원천적으로 제외시킨다고 밝혔다.

장관 후보자들의 흠결은 비단 국토교통부 최정호 후보자뿐만이 아니다. 거액 투기 의혹을 받는 후보, 천안함 피격, 금강산 피살사건과 관련된 북한 편향 막말의 문제발언 논란에 휩싸인 후보, 장남 이중국적 논란에 휘말린 후보까지 각종 흠결이 망라돼있다. 위장 전입과 병역 특혜 정도는 이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정도다.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보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안들이다.

문제는 이러한 내용들이 청와대의 인사 검정에서 미리 체크된 것이 사실이라면, 고위공직자 7대 검증원칙을 철저히 외면한 나머지 스스로 자가당착에 빠진 셈이다. 이러고도 청문회를 강행하는 것을 보면, 청와대는 이번 인사도 ‘사전에 알고 지명했다’며 강행할 태세다.

첫날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보노라면 이번 청문회도 의혹제기와 여·야간 정치공방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에도 이 와중에 청문회는 아예 통과의례로 전락해 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현 정부의 1기 내각 구성 과정에서도 부실 인사검증, 흠집 내기식 청문회 논란이 반복되어 왔기에, 고위공직자의 인사검증과 인사청문회의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가 끊이질 않았다. 그동안 인사청문회의 소란한 여·야 격전장을 지켜보면서 청문회의 본질인 정책과 자질 검증에 집중하기 위해 시스템을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0년 도입된 국회 인사청문회가 이제는 취지와 목적을 최대한 살리는 제도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장관후보자 발표 전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불과 수주일 만에 검증을 끝내는 우리와는 달리 우리 인사청문회의 모델이 된 미국의 경우 “인물의 부정적(negative) 요소 점검” 절차가 백악관 인사비서관실(OPP)의 추천과 법률고문실의 검증과정에서 상당 부분 철저히 걸러진다. 백악관과 의회가 투트랙으로 233개 항목에 걸쳐 후보자를 샅샅이 뒤진다. 검증기간도 제한이 없어 임명까지 6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인사검증의 개념과 범위는 역량면에서는 전문성, 직무수행능력과 도덕성면에서는 준법성, 청렴성, 정무적면에서는 정치적 행적, 이념적 지향성 등의 검증이 포함될 것이다. 고위공직자의 도덕성을 검증할 때 도덕성의 개념을 국민정서에 부합하도록 그 의미를 확대해 검증에 필요한 구체적 항목과 기준이 설정돼야 할 것이다.

공직후보자 인선에 대한 사회적 동의를 확보하는 방안으로 인사과정에서 시민참여를 보장하는 방안과 인사검증 기능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청와대 외부 기관에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 해볼 일이다. 인사검증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인사검증 소요기간이 부여되고, 인사검증기관의 자료 제출 요구에 관계 기관 협조의 근거 법령이 마련돼야 한다.

고위공직자 추천 과정에서 “사전검증을 위한 항목, 도덕성, 직무적격성, 정책 능력에 대한 판단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 를 결정함에 있어 ‘국민’의 시각에서 수용할 수 있는 기준이마련돼야 한다.

검증 시스템을 대폭 강화해 부적격 후보가 청문회에 아예 나서지 못하도록 사전에 엄격히 차단돼야 한다. 아울러 청문회 과정에서 부적격 사유가 드러날 경우 지명을 철회하거나, 청문회 보고서에 강제성을 부여하는 방안도 논의돼야 할 필요가 있다.

[필자 주요약력]
(현)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 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KBS 예능국장, TV제작국장, 총국장, 정책실장, 편성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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