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칼럼] 증세 없는 복지는 감당하기 어렵다

김도영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17-09-01 09: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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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영 논설위원

[일요주간 = 논설위원]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최저임금 인상,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 등 문재인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정책을 두고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100대 국정과제 이행에 필요한 재원 178조 원을 마련하는데 증세 없이 세입확충으로 83조 원, 세출절감으로 95조 원을 조달하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2018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는 세입·세출 대비 25조 원이 부족하여 그 재원 확보를 위하여 국채를 발행하겠다고 한다. 이것은 빚을 내서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것이고 결국 세금을 거둬서 메워야 하기 때문에 정부의 증세 없이 국정을 운영한다는 발표는 신뢰성이 떨어진다.


우리나라는 연간 예산이 500조 원 대에 달하고 있다.


2017년도 400조 원이었는데 2018년에는 430조 원으로 매년 약 7% 증가하고 있는 것은 복지 부분의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가 발표한 5대 국정목표는 국민이 주인인 정부, 더불어 잘 사는 경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구성되어있다. 여기에 소요 재원은 세입확충과 세출절감으로 178조 원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정부 계획안대로 복지 정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재정 건전성에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복지의 선별적, 보편적인지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고 시행까지는 국회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따라서 재원의 확보도 예측하기 어렵다.


그런 문제점이 있지만 국민의 생활 안정 및 교육·직업·의료 등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복지를 확대하는 것에는 국민 누구도 반대하지 않으며, 매년 늘어나는 세금을 감당하며 납세 의무를 지는 것도 국가에 그에 상응하는 것들을 요구하기 위해서고 그중 복지혜택을 누리고자 하는 것 역시 권리이다. 증세와 복지는 속도를 맞춰나가야 부작용이 따르지 않으므로 일관되고 투명해야 한다.


정부의 발표처럼 세입확충과 세출절감으로 재원이 마련되어 복지정책을 펼쳐나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내년 세수 증가를 너무나 낙관적으로 예상하고 있고 설사 내년에 목표한 바를 이루었다고 하여 문재인 정부 내내 봄날이 지속되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국민은 국가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권력이 어떻게 행사돼야 하는지를 전 정부의 ‘국정 농단 사태’를 통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가 큰일을 이룬 저력을 간과해서도 안 될 것이다.


무턱대고 증세 없는 복지를 말하지 말고 증세에 대한 논의를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 국민적 합의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 없이 그때그때 필요한 자금을 이리저리 끌어다 사용하는 방식이 되면 재원 조달에 틈이 발생하고 이는 현재 참정권이 없는 미래세대에 부메랑이 되어 날아들 것이다.


국민주권의 헌법정신을 기반으로 하여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탈세를 뿌리 뽑고 세출 구조조정으로 불요불급한 사업을 줄이고 낭비되는 각종 누수 액 들을 꼼꼼히 점검하는 노력을 강화하는 것을 우선하고 증세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하루빨리 논의하여야 할 것이다.


공약을 믿고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켜준 국민들에게 약속을 지키고, 내년 지방선거를 압승하려는 정치적 의도로 선심성 복지를 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사회적 공론화와 합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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