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위임계약 작성경위가 쟁점이라면 계약 원본부터 이사회·의결권 행사·내부결재·감사증거까지 시간순으로 검증해야
과거 경영진의 재무제표 작성책임과 외부감사인의 감사책임, 이후 회사 정상화 문제는 구분할 필요
현장감리 장기화될수록 불확실성은 현 대주주·소액주주에게 이전… 감독당국의 신속한 결론이 시장 신뢰 회복의 출발점
![]() |
| ▲ (사진=테라사이언스 홈페이지 갈무리) |
테라사이언스의 2022사업연도 재무제표를 둘러싼 회계문제는 이제 단순한 과거 재무제표 정정의 문제를 넘어섰다. NBN미디어는 금융감독원이 테라사이언스의 2022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2025년 12월 심사에 착수한 뒤 2026년 4월 회사와 당시 지정감사인을 대상으로 현장감리에 들어갔으나, 같은 해 5월 ‘긴급한 다른 감리업무의 처리 등’을 이유로 감리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매체에 특정 외압이나 부정한 사유로 감리가 중단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따라서 감리 중단의 배경을 객관적 증거 없이 추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회계전문가의 관점에서는 오히려 다른 질문이 남는다. 이미 상당한 규모의 재무제표 정정이 이루어졌고 감독당국이 현장감리 단계까지 들어갔다면, 과거 회계처리가 어떤 과정에서 만들어졌는지를 언제까지 불확실한 상태로 남겨둘 것인가.
이 질문은 특정 주주나 경영진의 이해관계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과거 회계책임이 장기간 확정되지 않을 경우 그 불확실성의 경제적 비용은 현재 회사를 정상화하려는 주체와 거래정지 상태에서 결과를 기다리는 주주들에게 계속 남게 된다.
◆ 234억원의 문제가 아니다… 먼저 2022년으로 돌아가야 한다
NBN미디어 보도에서 제기된 핵심 회계쟁점은 미국 바이오기업 온코펩 투자와 관련돼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후 재무제표 정정 과정에서 온코펩 투자지분 약 234억원과 당기순이익 약 212억원의 과다계상이 문제됐으며, 의결권 위임계약의 작성경위도 쟁점으로 제기됐다. 회계적으로 이 사건을 제대로 분석하려면 현재 시점에서 과거를 평가하기에 앞서 2022년 결산일 당시로 돌아가야 한다.
K-IFRS 제1028호에서 관계기업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은 투자자가 피투자기업에 ‘유의적인 영향력(significant influence)’을 가지고 있었는가이다. 단순한 지분율만 보는 것이 아니다. 의결권, 이사회 참여, 주요 재무·영업정책에 대한 참여능력, 주주 간 약정과 계약상 권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온코펩에 대한 관계기업 판단이 의결권 위임과 연결돼 있었다면 해당 계약은 단순한 부속서류가 아니다. 관계기업 여부를 결정하고 지분법 적용 여부를 결정하며, 결과적으로 투자주식과 당기손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회계판단의 기초자료가 된다. 결국 감리가 확인해야 할 첫 번째 질문은 명확하다. 2022년 12월 31일 현재 테라사이언스와 온코펩 사이에 실제 어떤 권리관계가 존재했는가.
◆ ‘소급작성’ 의혹이 있다면 날짜보다 ‘증거의 시간축’을 봐야 한다
NBN미디어가 제기한 의결권 위임계약의 소급작성 여부는 감리 결과와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확인돼야 할 사실이다. 회계적으로는 이 문제를 더욱 엄밀하게 접근해야 한다. 사후에 작성된 계약서가 2022년 말 이미 존재했던 당사자 사이의 권리관계를 뒤늦게 문서화한 것인지, 아니면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권리관계가 사후에 형성된 것인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따라서 계약서에 적힌 날짜만 확인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계약 원본, 작성과 전달 과정, 당시 이메일, 내부결재자료, 이사회 및 주주총회 자료, 법률검토 의견, 회계검토 메모, 상대방 확인자료, 실제 의결권 행사기록, 외부감사인과 회사 사이에 오간 질의와 답변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결국 필요한 것은 ‘증거의 시간축’이다. 각 증거가 언제 생성됐는지,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증거들이 동일한 사실관계를 설명하는지, 사후 설명과 당시 기록 사이에 모순은 없는지를 맞춰봐야 한다. 감사와 포렌식에서 사후 설명보다 당시 존재했던 동시대적 증거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234억원보다 자본시장이 더 면밀하게 볼 숫자는 212억원이다
투자지분 234억원도 중요한 금액이지만 투자자 관점에서는 약 212억원의 당기순이익 정정이 갖는 의미를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분법은 투자주식 장부금액만을 결정하는 회계처리가 아니다. 관계기업의 손익 가운데 투자자의 몫이 투자자의 손익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관계기업 판단이 달라지면 자산과 손익이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관계기업 판단이 실제 약 212억원의 당기순이익 차이로 이어졌다면 단순한 계정과목 오류를 넘어선다. 당시 재무제표가 회사의 기간 경영성과를 시장에 어떻게 전달했는가의 문제다.
당기순이익은 기업가치 평가와 수익성 분석, PER 등 투자자가 기업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에 영향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감리는 212억원이라는 수정금액을 확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그 이익이 최초 재무제표에 들어가기 위해 어떤 회계판단이 이루어졌는지를 역추적해야 한다.
◆ 감리가 찾아야 할 것은 ‘Accounting Trail’이다
대형 회계법인이 이 사건을 검토한다면 하나의 회계수치가 재무제표에 반영되기까지의 판단경로, 이른바 ‘Accounting Trail’을 먼저 복원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에 적용하면 구조는 다음과 같다. 온코펩 투자계약 → 실제 지분 및 의결권 구조 → 의결권 위임 여부 → 유의적 영향력 판단 → 관계기업 분류 → 지분법 적용 → 투자주식 장부금액 → 지분법손익 → 결산 및 재무제표 → 외부감사
어느 단계에서 실제 사실과 회계판단이 어긋났는지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문제가 발견되면 그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야 한다. 누가 그 판단을 했으며 당시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있었는가. 재무제표 정정과 회계감리가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정은 잘못된 숫자를 바로잡는다. 감리는 그 숫자가 왜 잘못됐는지와 그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를 규명한다.
◆ 과거 경영진의 회계책임과 현재 회사의 정상화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
이 대목은 현재 테라사이언스를 바라볼 때 특히 중요하다. 재무제표 작성의 일차적 책임은 해당 보고기간의 경영진에게 있다. 경영진은 회계정책을 선택하고 중요한 회계판단을 수행하며, 그 판단을 뒷받침할 자료와 내부통제를 갖출 책임이 있다. 따라서 2022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문제가 있었다면 우선 확인해야 할 것은 당시 의사결정권자가 어떤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회계처리를 결정하고 승인했는가이다. 그 이후 지배구조나 최대주주가 변경됐다면 과거 보고기간의 회계책임을 규명하는 문제와 현재의 경영정상화 문제 역시 구분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는 현 대주주에게 면책을 부여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책임이 있다면 책임이 발생한 시점과 행위, 의사결정자를 정확하게 특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법인이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과거와 현재의 책임을 막연하게 혼합하면 자본시장 역시 현재 회사의 재무상태와 정상화 가능성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려워진다. 과거 회계문제를 명확히 규명하는 것은 과거를 들춰내기 위한 절차만이 아니다. 현재의 기업가치와 미래 정상화 가능성을 과거의 불확실성으로부터 분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 감사인의 책임 역시 별도의 증거로 판단해야 한다
회사의 회계책임과 외부감사인의 감사책임도 구분해야 한다. 회사가 잘못된 회계처리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인의 책임이 자동적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투자규모와 손익효과가 중요하고 관계기업 판단이 핵심적인 회계쟁점이었다면 당시 감사인이 어떤 감사증거를 확보했고 어떤 전문적 판단을 했는지는 당연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의결권 위임계약이 관계기업 판단의 중요한 근거였다면 계약서의 존재만 확인했는지, 계약의 진정성과 효력, 실제 의결권 행사, 다른 증거와의 일관성 및 상충되는 증거의 존재 여부까지 검토했는지를 살펴야 한다.
회사의 책임과 감사인의 책임은 다르다. 그러나 두 판단을 연결하는 것은 결국 감사증거다. 따라서 이번 감리는 회사와 감사인을 하나로 묶어 책임을 추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각이 당시 어떤 자료를 보유했고, 어떤 판단을 내렸으며, 그 판단을 뒷받침할 충분한 근거가 존재했는지를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 과거 회계불확실성의 비용이 현재 주주에게 계속 이전돼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에서 이제 하나 더 생각해야 할 문제가 있다. 시간이다. NBN미디어 보도대로 금융감독원이 재무제표 심사를 거쳐 현장감리까지 진행했다면 감독당국은 해당 회계쟁점에 대해 추가적인 사실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조사단계로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현장감리 착수 자체가 회계기준 위반이나 고의성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최종 결론이 필요하다.
문제가 확인되면 책임을 물으면 된다. 단순한 회계판단 오류였다면 그렇게 결론을 내리면 된다. 경영진에게 책임이 있다면 그 범위를 특정하고, 감사인에게 책임이 있다면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반대로 제기된 의혹이 증거로 확인되지 않는다면 그것 역시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러나 감리가 장기간 중단되면 어느 쪽도 확정되지 않는다. 그 결과 과거 회계처리의 불확실성은 현재 회사의 불확실성으로 남는다.
특히 거래정지 상태에서 회사 정상화를 추진하는 현 대주주와 경영진, 그리고 아무런 의사결정 권한 없이 결과를 기다리는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과거 회계문제의 미결 상태 자체가 현실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이것은 회계적으로도 일종의 정보위험(information risk)이다. 과거의 책임을 규명하지 않는다고 그 책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책임의 주체가 확정되지 않는 동안 불확실성의 비용이 현재의 회사와 주주에게 계속 이전될 수 있다.
◆ 감리 재개는 특정 대주주를 위한 문제가 아니다
이 점에서 감리 재개의 필요성을 특정 이해관계인의 민사소송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민사법원의 판단은 법원이 할 일이고, 회계감리는 감독당국이 회계기준과 객관적인 증거에 따라 수행할 영역이다. 두 절차의 판단목적과 책임범위는 구분돼야 한다. 따라서 감리를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 역시 특정 소송 당사자에게 유리한 결과가 필요하기 때문이어서는 안 된다. 이미 제기된 중요한 회계쟁점에 대해 감독당국이 독립적으로 결론을 내려 자본시장에 존재하는 회계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결론이 현재 대주주에게 유리할 수도 있고 불리할 수도 있다. 과거 경영진에게 책임이 인정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감사인에게 책임이 인정될 수도 있고 충분한 감사절차가 확인될 수도 있다. 어느 방향의 결론이든 객관적인 증거가 뒷받침한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자본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특정 당사자에게 유리한 결론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결론이다.
◆ 회계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기업 정상화의 출발점이다
상장회사의 경영정상화에서 과거 회계문제는 단순한 역사적 문제가 아니다. 과거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 현재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자본조달과 거래관계, 감사와 내부통제, 궁극적으로 시장의 기업가치 판단에도 부담이 된다. 따라서 현 대주주와 경영진이 회사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면 과거 회계문제를 덮는 것이 정상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증거로 명확하게 규명하고, 책임이 있는 주체에게 책임을 귀속시킨 뒤 현재 회사가 그 불확실성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 정상화의 출발점이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사가 오래 지속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끝나는 것이 중요하다.
◆ 결국 금감원이 답해야 할 질문은 하나다
테라사이언스 사건을 회계적으로 압축하면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돌아간다. 2022년 12월 31일 당시의 경제적 실질은 무엇이었는가. 당시 실제 의결권 구조는 어떠했는가. 온코펩의 재무·영업정책에 참여할 수 있는 유의적인 영향력이 실제 존재했는가. 의결권 위임계약은 당시 존재했던 경제적 실질을 반영하고 있었는가. 경영진은 어떤 자료를 근거로 관계기업 여부를 판단했는가. 감사인에게 어떤 자료가 제공됐으며 감사인은 이를 어떻게 검증했는가.
이후 작성되거나 발견된 자료 가운데 무엇이 2022년 말 이미 존재했던 사실을 입증하고, 무엇이 이후 새롭게 형성된 것인가. 이 질문들을 계약 원본, 이메일, 이사회와 주주총회 기록, 내부결재, 의결권 행사내역, 회계검토자료와 감사조서 등 당시의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하나씩 확인하면 된다. 그 결과가 나오면 책임도 자연스럽게 구분될 수 있다.
◆ 정정은 숫자를 고치지만 감리는 책임의 출처를 찾아야 한다
테라사이언스의 이번 사안을 단순히 ‘234억원의 회계정정’으로만 정리해서는 부족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234억원의 투자지분이 어떤 근거로 인식됐는지, 약 212억원의 이익이 어떤 회계논리를 통해 재무제표에 들어갔는지, 그 출발점이 된 유의적 영향력 판단과 의결권 구조가 당시의 경제적 실질과 일치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된다면 그 책임이 언제, 누구의 어떤 판단에서 발생했는지를 특정해야 한다.
과거 회계책임의 규명과 현재 회사의 경영정상화는 서로 충돌하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정확한 책임규명이 이루어져야 현재의 회사와 과거의 회계문제를 분리할 수 있다. 재무제표 정정은 숫자를 바로잡는 절차다. 회계감리는 그 숫자가 왜 잘못됐는지, 누가 어떤 정보와 판단으로 그 숫자를 만들었는지까지 규명하는 절차다. 따라서 현장감리까지 진행된 사안에서 시장에 필요한 것은 의혹의 반복도, 어느 한쪽에 대한 섣부른 면책도 아니다. 과거 회계문제의 미결 상태가 현재 회사와 소액주주에게 계속 전가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금융당국이 2022년 당시의 객관적인 증거를 토대로 감리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회계기준 위반 여부와 그 책임의 귀속을 명확히 하는 것. 그것이 과거의 회계책임을 규명하는 길이자, 테라사이언스가 과거의 회계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정상화를 논의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일요주간 / 서정선 기자 jacobxu0304@gmail.com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부산 덕포동 중흥S클래스 건설현장서 화재 발생...검은 연기 치솟아 [제보+]](/news/data/20220901/p1065590204664849_658_h2.jpg)
![[포토] 제주 명품 숲 사려니숲길을 걷다 '한남시험림'을 만나다](/news/data/20210513/p1065575024678056_366_h2.png)
![[포토] 해양서고 예방·구조 위해 '국민드론수색대'가 떴다!](/news/data/20210419/p1065572359886222_823_h2.jpg)
![[언택트 전시회] 사진과 회화의 경계](/news/data/20210302/p1065575509498471_939_h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