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우 불이익 없다더니"… 아시아나항공 노조, 조원태 회장 약속 위배·대한항공 '갑질' 규탄

임태경 기자 / 기사승인 : 2026-06-24 12: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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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7년·과장 20년 차도 모조리 '초호봉 강등'… 아시아나 노조 "폭력적 조건" 분노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 억압적 민낯 드러나… 산은·공정위 등 정부 기관도 책임져야"
"아시아나 퇴직금 DB/DC 승계 확답 회피"… 대한항공 경영진 향한 노동계 분노 폭발
근로조건 저하 없는 단협 논의 및 노조 존중 촉구… "고정·변동수당 뒤섞는 눈속임" 비판
대한항공 관계자 "노조와 지속적으로 협의 예정... 현재로선 별도로 밝힐 입장 없어"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5년 6개월간 이어진 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고 14일 합병 계약을 체결, 오는 12월17일 '통합 대한항공'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사진=newsis 제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절차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과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가 대한항공 측의 일방적인 인사제도 개편안 공지와 피합병사 노동자에 대한 차별 대우를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양대 노조는 지난 23일 각각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노동자들의 수십 년 경력을 전면 무시한 채 직급별 초호봉으로 강등시키는 취업규칙 변경 동의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고 폭로하며,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약속했던 인력 처우 불이익 없는 승계와 정부 기관의 관리 감독 책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단협 논의 없이 기습 공지된 개편안… 30일까지 전 직원 대상 개별 동의 투표 강행

 

아시아나항공노조와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사 측은 지난 12일 오후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 논의를 단 한 차례도 거치지 않은 채 대한항공과의 완전 합병 이후 적용될 인사제도 개편안 전문을 기습적으로 공지했다. 이어 지난 17일부터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안에 대한 개별 동의를 묻는 투표를 진행 중이며, 오는 30일 이를 종결해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측은 사 측이 의견 청취 기간 내내 말 바꾸기와 회피로 일관하다가,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과반 노조가 아니다’는 이유를 들어 대화와 단협 논의를 원천 차단한 채 일방적인 개악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노조가 이토록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는 공개된 취업규칙 변경안의 세부 내용에 피합병사 노동자들을 향한 심각한 처우 저하와 차별 요소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이번 변경안이 피합병사 노동자들의 노동 가치를 철저히 짓밟는 처사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 측은 대리 7년 차, 과장 20년 차, 차장 4년 차 등 오랜 기간 헌신해 온 숙련 직원들의 경력을 전면 무시한 채 모든 호봉을 해당 직급의 ‘초호봉(1년 차 기본급)’으로 일방적으로 삭감했다. 또한 대한항공에 없는 직급은 하위 직급의 초봉으로 강등시켰으며, 임금 하락을 메우겠다며 제시한 보전수당 역시 고정수당과 변동수당을 교묘하게 뒤섞은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객실 부문 평가에 따른 호봉 동결(0호봉)제 도입, 퇴직 때까지 휴가 적치를 강요하는 제도 적용은 물론, 기존 아시아나항공의 퇴직금 DB/DC 제도에 대한 온전한 승계 확답마저 회피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 노조 “불이익 변경 중단하고 교섭 나서라” 강공… 대한항공 “지속 협의하나 밝힐 입장 없어”


노동계는 이러한 대한항공의 행태가 그동안 조원태 회장이 대내외에 공언해 온 ‘양사 직원의 처우와 권리에 어떠한 불이익도 없도록 승계하겠다’는 약속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안하무인식 태도이자 통제적인 구조의 발현이라고 지적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합병의 일차적 책임자인 조원태 회장을 강력히 규탄하는 동시에, 통합이행계획서(PMI)를 체결하고도 독과점과 노동자 권리 보호에 대한 공적 책무를 다하지 않고 있는 산업은행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책임 기관의 방관적 태도 역시 비판했다.

 

양대 노조는 공정하고 평등한 합병은 노동자뿐만 아니라 승객의 안전과도 직접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임을 강조하며, 현재 진행 중인 일방적인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절차를 즉시 중단하고 PMI 약속대로 근로조건 저하 없는 대화의 장에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했으며, 노동 탄압이 계속될 경우 더 큰 연대와 투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노조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별도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일요주간 / 임태경 기자 allonbeb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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