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소박한 삶 속에 진리에 이르는 길이 있다"

김선국 박사 / 기사승인 : 2019-03-15 13:27:31
  • -
  • +
  • 인쇄
물리학 박사 김선국의 노자(老子) 이야기(30)

[일요주간=김선국 박사] 강에서 모인 물은 흘러서 바다로 들어간다. 도도 그렇다. 도는 저절로 흘러서 가장 깊고도 큰 곳으로 흘러간다. 우리의 삶도 결국에는 큰 바다와 같은 진리의 세계에 이르러야 한다. 그런 바다에 이르려면 우리는 삶이 흐르는 대로 흘러가야 한다. 가장 소박한 삶 속에 진리에 이르는 길이 있다.
 

 

◆ 강과 바다처럼, 江海

道常無名 (도상무명) 도는 늘상 이름을 붙일 수 없는 것인데
樸雖小 (박수소) 소박하여서 비록 작지만
天下莫能臣也 (천하막능신야) 천하가 신하로 삼을 수 없다.

 


 

박樸은 노자의 무위의 본질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소박하고 단순함 속에 도가 있고 진리와 사랑과 평화가 있다. 세상의 모든 악과 갈등은 소박하지 않은 생각, 의견, 견해, 도그마, 종교에서 나온다.
그러나 박樸은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굴복시킬 수 없는 도의 본질이다. 도는 아주 단순하고 명확하다. 통나무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듯하지만 천하가 마음대로 할 수 없다.

侯王若能守之 (후왕약능수지) 만약에 제후나 왕이 도를 지킬 수 있다면
萬物將自賓 (만물장자빈) 만물이 스스로 복종할 것이고
天地相合 (천지상합) 천지가 서로 화합하여서
以降甘露 (이강감로) 감로甘露를 내릴 것이니
民莫之令而自均 (민막지령이자균) 백성에게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조절할 것이다.

이슬은 땅과 하늘의 기운이 만나서 대기 중에 있는 수증기가 내려오는 것이다. 노자는 이를 비유하여서 감로甘露라는 말로 천지의 작용을 설명하다. 감로甘露는 도의 은총이다. 도가 제대로 지켜질 때 왕과 제후가 이를 귀히 여기고 백성들이 도에 합하는 삶을 살아갈 때, 이 땅에는 신의 은총이 내릴 것이다. 서로 용서하고 서로를 위해서 양보하는 삶이 있을 때, 이 땅에 감로甘露가 내려서 백성들이 스스로 조절할 것이다.

이 은 윗사람들에게 주는 말이지만 현대를 사는 지금 이 시대의 모든 이들에게 주는 말이다. 모두가 도와 합하는 삶을 살 때, 이 세상은 감로甘露가 내리는 거룩한 곳이 될 것이다. 공자는 적선지가 필유여경 적악지가 필유여앙積善之家 必有餘慶 積惡之家 必有餘殃이라고 하다.

선을 쌓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경사가 있고, 악을 쌓는 사람에게는 재앙이 내린다는 뜻이다. 이는 불교에서 말하는 카르마의 법칙이자 자연의 도이기도 하다. 아무도 이를 피해갈 수 없다. 살면서 우리가 지어낸 말과 생각과 행위는 그대로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 천지와 우주의 법칙임을 노자는 얘기하고 있다.

始制有名 (시제유명) 비로소 다스려서 이름이 있도록 하지만
名亦旣有 (명역기유) 이름 또한 이미 있는 바
夫亦將知止 (부역장지지) 모름지기 또한 그침을 알아야 할 것이다.

비로소 이름을 지어서 수많은 분별을 하니 각각의 다른 이름들이 생겨나서 세상은 복잡해진다. 세상에 수많은 이름을 가져서 너와 나는 다르고 적국敵國과 아국我國이 생기고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생긴다. 노자는 그러한 분별이 그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장將은 “~일(할) 것이다”라는 뜻이다. 


知止可以不殆 (지지가이불태) 그침을 알면 위험하지 않을 수 있으니
譬道之在天下 (비도지재천하) 비유하면 도가 천하에 있음은
猶川谷之於江海 (유천곡지어강해) 시냇물과 계곡이 강과 바다로 흘러감과 같다.

도는 없는 곳이 없다. 물이 계곡과 시내에서 흘러나와 바다로 가듯이 큰 도가 멀리 있는 듯하지만 시내와 강처럼 어디에나 있다. 도는 넓고도 넓다. 그것을 편재遍在라고 한다. 전지, 전능, 편재한 것이 신성神性의 속성이라고 얘기들을 한다. 도는 어디에나 있고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이 구절에서는 도가 모두 하나One로 흘러감을 이야기한다. 이름 짓기를 그쳐서 모든 시내와 강이 바다로 흘러서 하나가 되듯이 되어야 한다. 이것을 하나임Oneness이라고 한다. 물방울 하나하나가 온 세상을 떠돌다가 결국에는 시내와 강을 거쳐서 바다로 돌아가듯이 모든 것은 근원이 하나이므로 그 근원으로 돌아간다.

우리도 결국에는 우리가 왔던 그 근원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땅에서의 복잡하고 고단한 삶을 마치면 우리는 원래의 근원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가이可以~는 “~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고, 비譬 A, 유猶 B는 “A를 B에 비유한다”는 뜻이다. 도가 천하에 있는 것을 시내와 계곡이 강으로 흘러감으로 비유하다. 지之는 “간다”는 동사이다.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