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제는 나의 문제로 귀결된다"

김선국 박사 / 기사승인 : 2019-03-21 17: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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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박사 김선국의 노자(老子) 이야기(31)
[일요주간=김선국 박사] 노자의 가르침은 세상에서 도피하여 가늘고 길게 자신을 보존하는 것이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그러나 노자는 그런 음陰적인 자세를 넘어서 우리가 우리의 본질과 존재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단순한 도피가 아닌 가장 양陽적인 배움의 의도를 나타내지만 도의 배움의 자세는 받아들이고 놓아버림이다. 세상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지지않고 무너지지 않고 세상을 인내하고 견디어내는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 자기를 이기는 자, 自勝

知人者智 (지인자지) 남을 아는 것을 지혜라 하고
自知者明 (자지자명) 스스로를 아는 것을 밝다하며
勝人者有力 (승인자유력) 남을 이기면 힘이 있다하고
自勝者强 (자승자강) 스스로를 이기면 강하다하고
知足者富 (지족자부) 만족을 아는 자는 부유하고
强行者有志 (강행자유지) 굳세게 행하면 의지가 있고
不失其所者久 (불실기소자구) 그 있는 바를 잃지 않으면 오래 되고
死而不亡者壽 (사이불망자수) 죽어도 죽지 않는자 오래 산다.

여기의 문장은 읽으면 대부분 이해가 된다. 여기서도 노자는 스스로를 알고 스스로를 이기고 만족을 알고 그 있을 자리를 잃지 않기를 사람들에게 말한다. 모든 문제는 나의 문제로 귀결된다. 법구경에 보면 “온 세상을 정복하는 것보다 내 마음을 정복하는 것이 더 어렵다”하다.

우리의 궁극적 목적은 세상을 정복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자신을 알고 자신을 이기는 것이다. 이때에 온 우주가 기뻐한다. 온 우주는 스스로를 이긴 자를 축복한다. 하늘의 천사들이 가장 기뻐하는 것은 스스로를 이긴 아름다운 혼을 보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죽어도 죽지 않는다. 원히 산다. 원히 살아서 온 우주의 기쁨이요, 평화가 된다.

 



◆ 욕심 없음이여, 無欲

어느 조직이나 대장노릇하기를 좋아하고 앞장서서 공을 세우려 하는 사람 들이 많다. 그러나 도道는 주主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도道는 그것이 천지자연의 법칙이기에 주인이라 말할 필요도 없이 존재 자체가 세상에 편재해 있기에 그저 있을 뿐이다

大道氾兮 (대도범혜) 큰 도의 넓음이여!
其可左右 (기가좌우) 그것은 어디든 있으니
萬物恃之而生而不辭 (만물시지이생이불사) 만물이 의지하여 생겨나고 말이 없음이여,
功成不名有 (공성불명유) 일이 이루어져도 이름은 없어라.
衣養萬物而不爲主 (의양만물이불위주) 만물을 의지하고 기르지만 주인노릇 하지 않고
常無欲 (상무욕) 늘 욕심이 없으니
可名於小 (가명어소) 작다고 이름할 수 있고
萬物歸焉 (만물귀언) 만물이 돌아오나

이 장은 대도大道를 추상적인 말로 풀어쓴 장이다. 대도, 즉 궁극의 진리 혹은 실상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노자가 본 그 세계를 설명할 길이 없으니 그저 추상적인 말로 이야기하고 있고 이를 읽는 독자들은 자신의 상상을 동원해 보지만 알 길이 없다.

누가 사과의 맛을 만 권의 책으로 설명한다 한들, 새콤하고 달콤하고 와삭와삭하면서 씹을 때의 촉촉하기도 한 그 맛을 어찌 알 수 있으랴. 만 권의 책이 단 한 번의 맛보기보다 못한 것이 도의 세계여서 나누어 줄 수도 없고 말로서 설명하기도 어려우니 인연 있고 뜻이 있는 자 만이 그 열매를 얻어갈 것이리라.

노자는 지자들이나 식자들이 조금이라도 알아듣기를 원했지만 아무도 못 알아들을 것을 알고서 애벌레들이 기어다니는 이 세계를 벗어나 짧은 을 남기고 한 마리 나비가 되어 본래의 그 세계로 돌아갔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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