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의 마음은 마음 이전의 세계인 무극(無極)의 상태로 돌아가서 본래의 실상(實狀) 세계를 보는 것"

김선국 박사 / 기사승인 : 2019-01-21 16: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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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박사 김선국의 노자(老子) 이야기(26)

[일요주간=김선국 박사] 이 장에서는 웅雄과 자雌, 백白과 흑黑, 영榮과 욕辱 등 반대되는 뜻의 글자 들로 살아가는 방법이나 관점을 설명한다. 이들이 지닌 뜻은 정반대이지만 사실은 하나이다.


흑과 백, 黑白


영광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늘 모욕이 뒤따른다. 깨끗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더러움이 문제가 되고, 남성처럼 되고자 하면 그 반대의 여성성의 문제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칼 융의 심리학 이론 중에 그림자Shadows 이론이 있다. 우리의 의식 밑바닥에는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어두운 면이 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밝은 것처럼 열심히 사람들과 놀며 즐기다가, 집에 돌아가면 나의 그림자가 나타난다.


내가 보지 못했던 어두운 우울과 열등이 나의 밝음에서는 드러나지 않다가 혼자 있을 때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된다. 세상도 이런 양면성이 있다. 밝음의 뒤에는 그림자가 있다. 거룩하다는 성직자들이 스스로의 깊은 곳에서 만나는 것은 자신의 어둡고 추한면이다. 그 어둠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그 그림자를 정화하지 않으면 우리는 진정 밝음이 될 수 없다.


知其雄 守其雌 (지기웅수기자) 웅雄을 알고 자雌를 지키면


爲天下谿 (위천하계) 천하의 시내가 된다.


爲天下谿 (위천하계) 천하의 시내가 되면


常德不離 (상덕불리) 상덕常德이 떠나지 않고


復歸於?兒 (복귀어영아) 어린아이로 돌아간다.


여기서 웅雄과 자雌는 나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가리킬 수도 있고 나의좋은 면과 나쁜면 아니면 남성성과 여성성을 가리킬 수도 있다.


천하의 시내谿는 어린아이와 같다. 있는 그대로 순수하다. 순수해서 모든 오염물질을 다 받아들이지만 그것이 시내의 상덕常德이다. 성인의 상덕도 시내谿와 같아서 이를 모두 수용하고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살아간다. 그것이 무위無爲의 삶이다.


知其白 守其黑 (지기백수기흑) 백을 알고서 흑을 지키면


爲天下式 (위천하식) 천하의 법도가 된다


爲天下式 (위천하식) 천하의 법도가 되면


常德不? (상덕불특) 상덕은 어긋남이 없고


復歸於無極 (복귀어무극) 무극無極으로 돌아간다


백을 알고서 흑을 지킨다는 것은 깨끗함을 알고서 더러움을 지킨다는 의미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존재의 내면에는 거룩함과 반대되는 추함과 악함이 숨어있다.


사람들은 세상을 흑백논리로 본다. 내가 옳으면 당신이 틀렸고 당신이 옳아도 나는 옳다고 여기는 것이 ‘에고’를 가진 사람들의 일반적인 심성이다.


그러나 성인의 마음은 상대방이 틀렸다 하더라도 그들을 다른 관점에서 본다. 그들이 틀렸다고 판단하지 않고 무지하다고 여기며 그들을 꾸짖지 않는다. 아직 의식이 덜 깨어났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런 성인의 마음은 마음 이전의 세계인 무극無極의 상태로 돌아가서 본래의 실상實狀 세계를 보는 것이다. 동양철학에서는 무극은 무나 공의 세계이고 그 무극에서 태극이 나고 태극에서 음양으로 분화하고 사상과 팔괘가 펼쳐진다고 이야기하는데 가장 근원의 세계가 바로 무극이다.


그 무극으로 되돌아간 사람은 그의 모든 일을 다 마쳤으니 이 세상에서 할 일이 없다. 그래서 노자는 이 세상을 뒤에 두고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간 것이다.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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