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쟁의행위 가처분 판결 논란… 노동계 "파업권 침해" 반발

고형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6 10: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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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가처분 항고심서 파업 제한 9개 공정 확대… 노조·한국노총 국회 규탄 회견
법무법인 덕수 "법 문언 넘어선 해석"…상급심서 법적 기준 재정립 요구
노조, 조합원 81.9% 찬성으로 투쟁 동력 확보… 사 측에 실질적 교섭 촉구
▲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쟁의행위 가처분에 대한 법원 항고심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newsis)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과 한국노총이 파업 기간에도 주요 생산공정을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법원의 가처분 항고심 결정에 대해 단체행동권을 사실상 무력화한 판결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의 성실 교섭과 노동관계법상의 실질적인 쟁의권 보장을 촉구하는 한편, 파업 재금을 조성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상생노동조합과 한국노총은 2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과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쟁의행위금지가처분 항고심 결정을 규탄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6일 회사가 노조를 상대로 낸 가처분 항고심에서 파업 중에도 멈출 수 없는 '보안작업'의 범위를 1심의 3개 공정에서 9개 공정으로 대폭 넓혔다. 판결에 따라 세포 배양부터 정제까지 주요 생산공정 전체가 보안작업으로 인정됐으며, 노조는 파업 기간에도 평상시와 동일한 인력·가동시간·가동규모로 작업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1회당 2000만 원을 회사에 지급해야 하는 간강강제 명령도 내려졌다.

◇ 법무법인 덕수 "보안작업 범위 자의적 확대… 연속공정 사업장 파업권 무력화"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용우 의원은 "적법한 파업임에도 평소와 같이 일해야 한다면 쟁의행위로 볼 수 없다"며 "필수공익사업조차 필요 최소한만 유지하는 상황에서 민간 제조업 생산공정 전체를 평상시대로 가동하도록 한 것은 노동조합법이 적용되지 않는 치외법권을 형성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쟁의행위 가처분에 대한 법원 항고심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newsis)

 

이 의원은 "향후 국정감사를 통해 고용노동부에 파업 중 계속해야 할 작업의 범위와 기준을 명확히 하도록 요구하고, 해당 규정이 파업을 금지하는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석윤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역시 일을 멈출 수 없는 파업은 파업이 아니라며, 이러한 논리가 적용된다면 석유화학, 철강, 발전 등 24시간 연속 가동되는 모든 사업장에서 노동자의 파업권이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덕수 김수영 변호사는 "법률상 '변질을 방지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목적성 기준을 항고심이 '하지 않으면 변질될 위험이 있는 작업'으로 확대 해석했다"고 지적하며, "'파업 시작 당시'라는 법령 외 기준이 형사책임의 경계를 정하게 된 만큼 상급심에서 헌법상 단체행동권에 부합하는 법적 해석이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성 상생노동조합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법원이 새로 해동한 세포주를 제외해 파업 효과가 지연될 뿐이라고 판단했으나, 한 배치의 공정이 40일을 넘기는 상황에서 이미 투입된 배치를 평소처럼 돌려야 한다"면 "지연된 파업은 사실상 사라진 파업과 같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사 측이 교섭 대신 법원 가처분 뒤에 숨고 있다고 비판하며 성실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노조와 한국노총은 국회를 향해 보안작업의 범위와 수준, 결정 절차를 법률로 명확히 정립할 것을 요구했으며, 사 측을 향해서도 적극적인 교섭에 임하지 않을 경우 예상치 못한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노조는 지난 25일 마감된 임시총회 투표에서 81.9%의 찬성률로 쟁의기금 조성안을 가결하며 파업 재개 채비를 마쳤다. 노조 측은 조합원의 뜻이 모인 만큼 회사가 성실 교섭에 임할 때까지 파업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요주간 / 고형준 기자 ilyo@ilyoweek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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