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美 나스닥 입성 쿠팡, 약일까? 독일까?

황성달 기자 / 기사승인 : 2021-03-22 16: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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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에 성공했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사진=newsis)

 

[일요주간 = 황성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김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비대면 사회로 급격하게 전환되면서 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국내 이커머스(컴퓨터 통신이나 인터넷을 이용해서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전자 상거래) 시장 점유율(2020년 기준)에서 네이버에 이어 2위인 쿠팡이 지난 11일 미국 NYSE(뉴욕증권거래소,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증권거래소)에서 종가 기준 시가총액 886억 5000만달러(한화 100조 4000억원)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언택트 시대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잠재 가능성을 확인시켜 준 대표적인 케이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

쿠팡은 설립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물류 인프라 확충 등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통해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새벽배송)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이커머스 시장에서 마켓컬리, 신세계의 SSG, 위메프, 11번가 등이 쿠팡과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쿠팡의 독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가운데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반(反) 쿠팡’ 연대의 일환으로 지분 맞교환을 통해 ‘동맹’을 맺으면서 이커머스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신세계의 SSG닷컴, 이마트 등의 상품과 오프라인 물류망에 네이버의 온라인 채널과 기술력이 결합하게 되면 그 파급력이 어느 정도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쿠팡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를 만난 셈이 됐다.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업체 거래액 순위는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 11번가(10조원), 롯데온(7.6조원), 위메프(7조원), 티몬(5조원), 카카오(4조원), SSG닷컴(3.9조원) 순이었다.  

 

앞으로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업계 3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 할 것으로 보인다. 예비 입찰자로 롯데·신세계·SK텔레콤(11번가)·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이들 중 어느 곳이든 이베이코리아를 품게 되면 네이버·쿠팡과 함께 빅3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이와 함께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간의 협업 가능성이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와 제휴를 하거나 투자를 하게 된다면 쿠팡의 입지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일각의 분석이다. 이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손자회사 Z홀딩스가 50:50으로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한 대목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쿠팡의 입장에서는 최대 투자자인 소프트뱅크의 행보에 눈길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소프트뱅크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를 통해 쿠팡에 30억달러(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한 큰손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소프트뱅크의 쿠팡 지분 보유 여부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요동칠 수 있는 상황이다. 

  

쿠팡의 딜레마는 수년 째 계속되고 있는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는 것인데, 이를 위해 쿠팡은 추가적인 물류센터 확충을 통해 수도권과 제주도에 국한된 로켓배송을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해 수익률을 끌러올린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수익구조의 다변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음식배달서비스 쿠팡이츠와 결합 할 경우 시너지가 예상되는 요기요의 인수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쿠팡은 쿠팡이츠에 대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쿠팡이츠(17.1%)가 배달서비스 후발 주자인 만큼 업계 2위인 요기요(36.89%)를 인수하게 되면 배달앱 시장에서 80%(중복 응답) 이상의 점유율로 독주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에 이어 단숨에 2위로 올라서게 된다. 향후 시장 여건에 따라 배달앱 시장에서 1위를 노려 볼 수도 있다.

 

배달앱이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즉 확실히 돈벌이가 되는 상품이나 사업 의미)라는 점 때문에 쿠팡이 이커머스 분야에서의 적자를 줄이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쿠팡이츠 키우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하지만 쿠팡은 신세계-네이버라는 동맹군 외에도 넘어야 할 높은 산이 더 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배송기사들의 사망이다. 택배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쿠팡맨의 죽음이 과로사라고 주장하며 과도한 업무환경의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쿠팡은 근로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합의기구가 권고한 주당 60시간 근무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의 근무 시간을 지키고 있는 만큼 과로사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사진=newsis)

 

최근 1년 사이 쿠팡맨(배송업무) 6명이 사망한 만큼 여론이 쿠팡에게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노동자들과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업무환경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을 롤모델로 한국판 아마존을 꿈꾸는 쿠팡은 코로나19발 펜데믹 상황에서 고성장의 발판을 마련 한데 이어 미국 시장 상장이라는 화려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쿠팡의 외형적인 요인들만 놓고 본다면 앞날이 탄탄대로 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 보면 누적적자 4조원, 이커머스 업계의 반쿠팡 연대, 배송노동자의 잇단 사망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수두룩하다. 

 

미국 나스닥 사장 입성이 쿠팡에게 약이 될지, 아니면 독이 될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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