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보조 기능 명칭과 비상 도어 해제장치 문제 제기…안전기준 마련 촉구
비상탈출 구조와 운전자 보조 기능 판매 방식 문제 제기…테슬라 측 질의에 답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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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newsis) |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가 테슬라의 운전자 보조 기능인 ‘풀 셀프 드라이빙(Full Self-Driving, FSD)’의 명칭과 차량 비상탈출 구조를 둘러싼 안전 및 소비자 보호 문제를 제기하며 정부의 조사와 테슬라코리아의 책임 이행을 촉구했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FSD 명칭이 ‘테슬라 어시스티드 드라이빙(Tesla Assisted Driving, TAD)’으로 변경됐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FSD(감독형)’이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주권 자동차소비자위원회는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2024년 10월 10일 경기도 안성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 Y 화재 사망사고와 FSD 명칭 및 판매·광고 방식 등을 문제로 제시했다. 단체는 국토교통부에 비상탈출 구조에 대한 제작결함조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는 FSD 명칭과 판매·광고 방식의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단체는 지난 7일 테슬라코리아와 관련 책임자들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이후 2년이 지났지만, 화재 당시 차량 문이 열리지 않은 원인과 비상 기계식 도어 해제장치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규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 안성 모델 Y 화재 사망사고 비상탈출 구조 조사 촉구… 유럽서 FSD 명칭 변경, 국내는 기존 명칭 유지
소비자주권에 따르면 2024년 10월 10일 경기도 안성에서 테슬라 모델 Y 차량에 화재가 발생해 운전자가 사망했다. 단체는 사고 직후 운전자가 뒷좌석에서 창문을 발로 차며 탈출을 시도했고, 외부에서도 차량 문을 열지 못했다는 목격자 진술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체는 사고 당시 차량 문이 열리지 않은 구체적인 원인과 비상 기계식 도어 해제장치의 작동 여부가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토교통부가 제작사의 설명이나 자율적인 조치에만 의존하지 말고 차량의 비상탈출 구조를 직접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테슬라 차량은 뒷좌석 수동 개방장치가 없거나, 장치가 있더라도 탑승자가 쉽게 찾고 조작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 단체의 주장이다. 화재나 충돌로 차량 전원이 상실되는 상황에서도 탑승자가 신속하게 문을 열고 탈출할 수 있어야 하지만, 실제 비상 상황에서 장치의 위치와 조작 방법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소비자주권은 국토교통부에 차종과 연식별 비상 기계식 도어 해제장치의 설치 여부를 비롯해 장치의 위치, 표시 방식, 접근성을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안성 모델 Y 화재 사망사고 당시 문이 열리지 않은 원인을 다시 규명하고, 전원이 차단된 상황에서도 모든 좌석의 탑승자가 신속하게 탈출할 수 있도록 관련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결함이 확인될 경우 리콜 등 필요한 시정조치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차량의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위급한 상황에서 탑승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기본적인 안전장치는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주권이 제기한 또 다른 문제는 테슬라의 FSD 명칭이다. 단체는 운전자의 상시 감독이 필요한 레벨 2 운전자 보조 기능에 ‘완전 자율주행’을 의미하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실제 기술 수준을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FSD는 차량이 조향과 가속·감속 등을 수행하더라도 운전자가 주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차량을 직접 통제해야 하는 기능이다.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이 모든 주행을 수행하는 완전 자율주행 기능과는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 단체의 설명이다.
단체는 최근 독일 규제당국이 FSD라는 명칭이 실제 기술 수준을 과장해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뒤, 테슬라가 유럽에서 해당 명칭을 ‘테슬라 어시스티드 드라이빙(TAD)’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독일과 스페인, 네덜란드 등 유럽 일부 국가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새로운 명칭이 적용됐다는 설명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여전히 ‘풀 셀프 드라이빙(감독형)’이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고 단체는 지적했다. 동일한 회사의 운전자 보조 기능을 두고 유럽에서는 소비자 오인 가능성을 고려해 명칭을 변경하면서도 국내에서는 기존 명칭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주권은 ‘완전 자율주행’이라는 표현이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행할 수 있다는 잘못된 기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비자가 실제 기능의 수준과 한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고가의 옵션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기능에 대한 과도한 신뢰가 안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단체는 국내에서도 실제 기술 수준에 부합하는 명칭을 사용하고, 운전자의 상시 감독과 책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FSD 옵션 구매 후 기능 미제공 문제도 제기… 국토부 제작결함조사·공정위 표시광고 조사 요구
소비자주권은 FSD 명칭 문제와 함께 옵션 구매자에 대한 피해구제 필요성도 제기했다.
단체는 지난 3월 26일 테슬라에 ‘완전 자율주행’ 명칭 사용 중단을 요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신속히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4월 2일에는 고가의 FSD 옵션을 구매하고도 장기간 해당 기능을 이용하지 못한 국내 소비자에 대한 구매대금 환불과 피해구제를 요구했다.
단체는 소비자가 FSD 옵션을 구매할 당시 실제로 제공되는 기능과 향후 제공 가능성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충분히 안내받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옵션을 구매하고도 기능을 장기간 이용하지 못한 소비자에게는 차량별 적용 가능성과 구체적인 제공계획을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능 제공이 불가능하거나 계약상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구매대금 환불 등 합당한 피해구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단체의 성명은 관련 문제에 대한 조사와 피해구제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개별 소비자의 계약 조건이나 기능 제공 여부, 환불 책임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소비자주권은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테슬라의 안전 문제와 판매·광고 방식에 대해 각각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먼저 국토교통부에는 테슬라 차량의 비상탈출 구조에 대한 제작결함조사를 즉각 실시하고, 결함이 확인되면 리콜 등 필요한 시정조치를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차종과 연식에 따른 비상 기계식 도어 해제장치의 설치 여부와 위치, 표시 및 접근성을 조사하고, 안성 모델 Y 화재 사망사고 당시 차량 문이 열리지 않은 원인도 다시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는 FSD 명칭과 판매·광고 방식이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는지 신속하게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운전자의 상시 감독이 필요한 레벨 2 운전자 보조 기능을 완전 자율주행으로 오인하게 할 수 있는 명칭으로 판매하는 것이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유럽에서 FSD 명칭이 변경된 경위와 국내 판매·광고 실태를 함께 검토하고, 부당한 표시·광고가 확인되면 실효성 있는 시정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테슬라코리아에는 국내 FSD 명칭을 실제 기술 수준에 맞게 변경하고, 기존 구매자에 대한 피해구제 책임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기존 차량 소유자와 탑승자가 비상 기계식 도어 해제장치의 위치와 사용 방법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 “FSD 안전성, 정부가 직접 검증해야”… 집단소송제·증명책임 강화 등 제도 개선 촉구
소비자주권은 FSD 등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에 대한 정부 차원의 독립적인 안전성 검증체계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미국산 테슬라 차량의 국내 FSD 운행이 미국 자동차안전기준(FMVSS)에 대한 제작사의 자기 인증을 근거로 이뤄지고 있으며, FSD 주행성능에 대한 별도의 국내 성능시험은 실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시야가 제한되는 환경에서 발생한 충돌사고와 교통법규 위반 사례 등을 조사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내에서도 충분한 실주행 시험과 안전데이터 확보를 통해 해당 기능의 안전성을 직접 검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테슬라의 안전 관련 내부자료인 ‘Radar Saves Us’를 비롯해 주요 안전 문제와 하드웨어별 성능 차이도 확보·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이 실제 도로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기능의 한계와 안전상 위험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작사의 자체 설명만으로 안전성을 판단하기보다 정부가 독립적인 검증을 통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다.
소비자주권은 자동차 결함과 부당한 판매행위로 발생한 소비자 피해를 실질적으로 구제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도 국회에 요구했다.
단체는 차량 결함의 원인과 주행데이터, 안전성 검증자료 등 핵심 정보 대부분을 제조사가 보유하고 있어 소비자가 결함과 손해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동일한 결함이나 부당한 판매행위로 다수의 소비자가 피해를 입더라도 개별소송에 의존해야 하는 현행 제도에는 실질적인 권리구제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집단소송제 도입과 제조사의 결함 관련 증명책임 강화, 증거개시제도 마련을 위한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비자가 제조사의 내부자료에 접근하고, 동일한 문제로 피해를 입은 다수의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률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주권은 자동차의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기술 발전이 소비자에게 새로운 편익을 제공하더라도 기술 혁신이 소비자의 안전과 권익 보호에 앞설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차량의 기본적인 안전장치가 위급한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의 실제 성능과 한계를 정확하게 알리는 것은 제작사가 이행해야 할 기본적인 책임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정부 역시 기술 발전과 산업 육성을 이유로 소비자 보호와 안전관리 책임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주권은 지난 7일 접수한 테슬라코리아 고발사건의 수사 진행 상황과 정부의 제작결함조사 여부, 국내 FSD 명칭 및 판매 방식의 시정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의 전동화·소프트웨어화 과정에서 새로운 안전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비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실질적인 권리구제를 확대하기 위한 제도 개선 활동도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본지는 이와 관련한 테슬라 측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대표전화로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이후 대표 이메일로 질의서를 전달했지만, 기사 작성 시점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일요주간 / 임태경 기자 allonbeb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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