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트럼프 정권 심판론 확산… 물가·AI 규제가 핵심 변수

최종문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6 09:18:36
  • -
  • +
  • 인쇄
미·이란 전쟁 비용과 AI 인프라 갈등, 선거판 새 변수로 부상
민주당 양원 장악 시 AI 규제 강화… 공화당 승리 시 친기업 탄력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금리·주가·달러화 향방 엇갈릴 전망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켄터키주 하이랜드하이츠의 트루이스트 아레나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newsis)

 

오는 11월 3일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 부담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권 심판론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장악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선거 결과에 따라 인공지능(AI) 산업 규제와 투자, 재정정책 등이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와 워싱턴주재원이 지난 14일 발표한 ‘미 중간선거 주요 쟁점 및 향후 정책 방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는 생활비 부담을 비롯해 미·이란 전쟁, 관세 등 외교·통상정책, 이민정책, AI 데이터센터 건립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선거 결과에 따른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전반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AI 기업에 대한 의회의 감독 강화와 데이터센터 관련 규제가 투자 속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생활비 부담에 정권 심판론 확산… 미·이란 전쟁·AI 데이터센터도 쟁점
미국 중간선거는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러져 현직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의원 35명과 하원의원 435명 전원을 선출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미국 NBC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3%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지지 의사를 밝히기 위해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27%에 그쳤다.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은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 부담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8일 발표한 조사에서 등록 유권자의 84%가 경제 문제를 매우 중요한 선거 쟁점으로 평가했다.

특히 2019년 이후 가파르게 상승한 식료품 가격과 원유 가격에 따른 에너지 비용, 보육비와 의료보험료 부담 등이 미국 가계의 주요 압박 요인으로 지목됐다.

로이터·입소스가 지난 9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4%가 전년보다 물가가 상당 폭 상승했다고 체감한다고 답했다. 또한 78%는 트럼프 행정부가 생활비 상승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평가했다.

양당 역시 생활비와 임금, 주택 문제를 주요 선거 의제로 활용하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물가 부담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반면, 공화당은 세금 감면 등 주요 정책 공약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미·이란 전쟁과 관세 등 외교·통상정책도 생활비 부담과 맞물려 선거 쟁점으로 부상했다.

보고서는 미·이란 전쟁이 국제유가뿐 아니라 막대한 재정 지출,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고립주의 외교 노선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의 모순 등을 이유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9월 초까지 발생한 전쟁 비용은 총 436억 달러로 추정되며, 행정부가 의회에 요청한 2027년도 국방 관련 예산은 1조 5000억 달러로 전년도보다 42.2% 증가했다.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싼 갈등도 주요 쟁점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데이터센터 건립을 적극 장려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전기료와 수도료 상승, 소음 증가, 주택 가격 하락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양당의 정책 홍보비 중 데이터센터 건립 관련 비용 비중은 지난해 1% 미만에서 올해 8%로 대폭 상승했다.

◇ 민주당 승리 땐 AI 규제 강화, 공화당 승리 땐 친기업 정책
선거 판세에서는 민주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하원 전체 의석 중 민주당은 220개 지역구, 공화당은 200개 지역구에서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화당이 경합 지역 15곳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원은 민주당이 근소하게 우세한 것으로 분석되나, 경합 지역 5곳의 결과에 따라 다수당 유지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텍사스, 알래스카, 아이오와, 캔자스 등 전통적인 공화당 우세 지역 일부도 접전 지역으로 분류되는 상황이다.

다만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크게 바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대통령의 거부권과 상원의 필리버스터 등 제도적 제약으로 인해 대부분의 법안이 입법 교착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무역·관세와 외교, 산업 규제 등은 대통령 권한에 속하는 영역이 많아 행정조치를 통해 기존 정책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경우, AI 기업에 대한 감독과 규제 강화 압력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민주당이 의회 위원회의 주도권을 확보하면 AI 안전성 관련 청문회와 기업 조사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데이터센터 과세 및 인프라 비용의 기업 부담 확대 압력도 강화되어 AI 투자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재정정책 측면에서는 메디케이드와 영양지원보충프로그램(SNAP) 삭감을 연기하거나 일부 철회하고, 건강보험료 세액공제를 재개하는 방안 등이 추진될 수 있다. 다만 대통령 거부권 등의 제약으로 실제 정책 변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상·하원을 공화당이 모두 장악하면 국방비 증액과 세금 감면 연장 등 재정지출 확대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AI 규제보다는 국내 공급망 강화와 에너지 인프라 승인 절차 간소화 등 친기업 정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상원은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하는 분점 의회가 구성될 경우 경제정책 변화는 제한적이겠으나, 예산안과 부채한도 협상은 난항을 겪을 수 있다. 협상이 지연되면 연방정부 셧다운과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 선거 결과 따라 금리·주가·달러화 방향 달라질 듯
금융시장에서는 선거 결과에 따라 금리와 주가, 달러화 가치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 AI 규제 강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경제성장 둔화 우려로 장기금리를 중심으로 금리가 하락하고 주가도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달러화 역시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분점 의회가 구성되면 기존 정책 기조가 크게 바뀌지 않아 금리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안도감으로 주가가 소폭 상승할 가능성도 제시됐다.

반면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 재정적자 확대 우려로 금리가 상승할 수 있으나, 재정 확대와 친기업 정책 지속, AI 규제 위험 완화 등이 경제성장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경우 미 달러화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중간선거 이후 중동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중간선거는 미국 유권자들의 생활비 부담과 정권에 대한 평가를 넘어 AI 산업 투자 환경과 재정정책, 금융시장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다만 선거 결과에 따라 정책 방향에 차이가 나타나더라도, 대통령 권한과 의회 제도상의 제약으로 인해 단기간에 정책 기조가 급격히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요주간 / 최종문 기자 joing-mon@hanmail.net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