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미 안보협의회의 연기, 전작권 검증이 먼저다

이재훈 주필 / 기사승인 : 2026-10-30 10: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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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림팩훈련에 참가 중인 해병대 장병들이 지난 7월 9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 카네오헤에 위치한 미 해병대 기지(MCBH)에서 MV-22 오스프리 공중돌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newsis)

한미가 올해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내년 초에 열기로 했다. 12월 워싱턴에서 국방장관 회담을 먼저 갖기로 했지만, 연례 안보협의회의가 해를 넘기는 것은 28년 만이다. 미국 측은 양국 지도부의 일정 조율을 연기 사유로 설명했다.


회의 연기만으로 동맹의 균열을 단정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준비가 어디까지 왔는지는 분명히 밝혀야 한다. 정부는 이번 SCM에서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무리하고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를 정하려 했다. 국민이 알아야 할 것은 회의 날짜보다 한국군이 연합방위를 주도할 준비를 얼마나 갖췄느냐는 것이다.


국방부는 한미가 합의한 ‘적기 전환’이 전환을 늦추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늦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 준비가 충분하다는 증거는 아니다. 어떤 조건을 충족했고 무엇이 남았는지 설명해야 ‘적기’라는 말에도 설득력이 생긴다.


전작권 전환은 지휘권과 함께 전쟁 수행의 책임을 맡는 일이다. 정보를 수집하고 적의 움직임을 판단하며 병력과 장비를 운용할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휘통신이 공격받는 상황에서도 연합작전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전환 목표연도는 이 책임을 언제부터 맡을지 정하는 해다. 필요한 능력을 갖출 시점을 평가해 정해야 한다. 연도부터 못 박으면 검증은 그 일정에 맞추는 요식행위로 전락할 수 있다.


정부가 답해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어떤 능력이 검증됐고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하는가. 한미의 평가가 다르다면 어느 항목에서 왜 의견이 갈리는가. 부족한 능력은 어떤 예산과 훈련으로 언제까지 보완할 것인가. 군사기밀을 공개하지 않고도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이다.


미국의 판단을 무조건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합의한 기준과 다른 요구가 있다면 근거를 따지고 조정해야 한다. 우리에게 부족한 능력이 확인됐다면 인정하고 채워야 한다. 동맹 간 견해차는 검증 자료와 구체적인 보완책을 토대로 풀어야 한다.


국방부는 12월 회담에서 남은 검증 과제와 평가 기준을 조율해야 한다. 대통령은 필요한 전력과 훈련을 예산과 정책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한국군이 전시에 연합군을 지휘할 수 있는지는 실제 능력과 검증 결과로 판단할 일이다. 정권의 성과를 위해 검증을 서두르거나 기준을 낮춰서는 안 된다. 국민의 생명과 나라의 안위가 걸린 일이다.


회의가 미뤄진 동안에도 전력 보강과 검증은 계속돼야 한다. 정부는 전환 시기에 관한 해명에 머물지 말고 검증 결과와 남은 과제, 보완 일정을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 전작권 전환의 성패는 얼마나 일찍 넘겨받았느냐가 아니라, 넘겨받은 뒤에도 국민을 지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 이재훈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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