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문재인 대통령’ 레임덕(Lame Duck)

노금종 발행인 / 기사승인 : 2021-05-24 13: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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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금종 발행인

[일요주간 = 노금종 발행인]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불과 1년도 남지 않았다. 언론에서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던 문재인 정부의 진행형 추진 정책까지 필히 ‘레임 덕’(Lame Duck) 현상과 결부시키곤 한다. 보통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면 레임덕 신호로 본다. 20%대로 내려가면 공무원들의 복지부동과 차기 정권과 링크 현상이 분명 나타난다. 공직사회에서 정권의 정책에 브레이크를 거는 일도 발생한다. 차기정권 과의 관계가 예민하게 불안하기 때문이다.


여당 입장에선 임기가 마무리 되는 대통령과 일정 거리를 두면서 새롭게 지지층을 확대하려 하고, 이 과정에서 레임덕은 반드시 일어난다. 그렇지 않고 여전히 여당과 대통령의 관계가 좋다고 해도, 차기 대통령이 될 인물과 그 주변으로 정계와 언론의 포커스가 자연스럽게 맞춰진다.


‘레임덕’(Lame Duck)이란 단어의 의미를 그대로 해석하면 ‘절름발이 오리’를 뜻한다. 레임덕이라는 표현은 18세기 런던 증권거래소에서 최초로 사용된 것으로 짐작된다. 당시 레임덕은 빚을 갚지 않는 증권 거래인을 뜻했다.


오늘날 레임덕은 임기 종료를 앞두고 영향력이 떨어진 공직자의 모습을 기우뚱거리며 걷는 오리의 모습에 빗대는 비유적 표현이다. 특히 대통령의 권위나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거나 먹혀들지 않아서 국정 수행에 차질이 생기는 현상이다. ‘임기말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이전에는 주로 미국에서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해 남은 임기 동안 정책 집행에 차질과 혼선을 초래하거나, 여당이 다수 의석에 미치지 못해 대통령의 정책이 의회의 뒷받침을 받지 못할 때 레임덕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통상 집권 4년차에 레임덕을 겪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6%, 김대중 24%, 노무현 27%, 이명박 23%, 박근혜 12%의 빈약한 지지율로 임기를 종료했다.


유독 대통령 중심제 국가는 레임덕에 가장 취약하다.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해서 사실상 권력이 야당으로 넘어가면 말할 것도 없다. 미국에서는 레임덕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1933년 10월, 미국 헌법 제 20조 수정조항을 반영했다. 이전까지는 11월에 선거에서 패배한 현직 대통령이 다음해 3월 4일까지 업무를 수행해야 했다. 하지만 이 수정헌법 덕분에 신임 대통령의 취임일이 1월 20일로 앞당겨져 레임덕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기간이 단축되었다.


물론 정권보다 정당의 생명력이 한층 길다. 정권은 몇 년마다 바뀌지만 정당은 지속되므로 결국 지지율이 역전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민주당 지지율과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역전되면 레임덕이 도래하지 않은 다는 보장도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층이 견고하지만 반대층 또한 매우 견고하고 강성하다.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지지율이 이전 정부보다 높다고 방심하지 말고 적대층까지 품는 정치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 임기가 반쯤만 돼도 레임덕이라는 말로 집권 정부를 비판한다. 이는 정치가 지나치게 대통령의 권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임기를 마치는 경우가 많았다. 정치권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범여권 180석 든든한 배경 등을 감안하면 역대 최초로 레임덕 없이 임기를 마치거나, 레임덕을 겪더라도 이전 정권과 비교해 강도가 매우 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레임덕은 21세기 정치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용어다. 레임덕은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 결정이 늦어질 뿐 아니라 국정 공백을 일으키는 등 나라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험한 현상이다. 집권 정부가 레임덕이 되면 손해를 보는 건 국민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변화가 일상이 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어가 의식을 점령할 수 있음을 애써 무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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