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한 후보, 박근혜·윤석열 정권 핵심 거친 경제전문가... '변화' 앞세워 친문 노영민 꺾는 이변
김영환 후보, 민주화 투사에서 보수 도지사로... 4선 의원 경험과 '레이크파크' 공약으로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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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용한(왼쪽) 더불어민주당 충북지사 후보와 김영환 국민의힘 충북지사 후보가 지난 14일 6.3 지방선거 충북지사 후보로 등록하고 있다. (사진=newsis) |
충북지사 선거는 이번 6·3 지방선거의 대표적인 상징 대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신용한 후보와 국민의힘 김영환 후보 모두 연세대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정치 인생은 정반대의 궤적을 걸어왔다. 더 흥미로운 점은 두 사람 모두 자신이 오랫동안 몸담았던 진영을 떠나 상대 진영의 간판을 달고 맞붙었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진영을 바꿔 한판 승부를 벌이는 선거”다.
◇ “윤석열 캠프 출신 민주당 후보” 신용한의 도전... 실물경제 전문가, 보수정권 거쳐 민주당으로
신용한 후보는 청주 강내면 출신으로 청주고와 연세대를 졸업했다. 기업 현장에서 활동한 CEO 출신으로, 극동유화그룹 회장실 사장과 벤처투자회사 대표 등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장관급으로 활동했고,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는 정책총괄지원실장을 맡았다.
정치 이력만 놓고 보면 전형적인 보수 진영 인사에 가깝다. 새누리당, 바른미래당, 국민의힘을 거쳐 2024년 민주당 영입인재로 전격 입당했다. 민주당 내 강성 지지층 입장에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력이다. 특히 윤석열 캠프 핵심 정책라인 출신이라는 점은 지금도 당 안팎에서 논란의 대상이다.
반면 신 후보 측은 “정권 내부를 경험한 인물이기에 오히려 현 정부의 문제점을 더 잘 안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실제로 그는 윤석열 정부와 갈등 끝에 각종 의혹을 폭로하며 민주당의 ‘공익제보자’ 이미지까지 얻게 됐다.
◇ 노영민을 꺾은 이변
이번 민주당 경선 최대 이변은 신 후보가 친문 핵심이자 중량급 정치인인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꺾고 후보가 됐다는 점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조직력과 인지도에서 노 전 실장이 우세하다는 전망이 많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충북에서도 이제는 운동권·친문보다 실용경제형 인물을 원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 경험과 정책 전문성을 앞세운 신 후보가 변화론을 자극했다는 평가다.
◇ 실용경제 vs 당적 변경 논란
신 후보의 핵심 공약은 ‘창업특별도 충북’이다. 대규모 창업펀드 조성과 AI 기반 의료·안전 시스템 구축 등을 내세우며 실용경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 막판 변수는 법적 리스크다. 차명폰 사용 의혹과 캠프 관계자 급여 대납 의혹 등이 불거지며 경찰과 선관위 조사가 진행 중이다. 신 후보 측은 “정치 공작”이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중도층 표심에는 부담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민주당 지지층이 과연 윤석열 캠프 출신 후보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가 마지막 관전 포인트다.
◇ “민주화 투사에서 보수지사로” 김영환의 생환... 긴급조치 투옥, 가족까지 감옥 간 민주화운동
김영환 후보의 정치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에 가깝다. 청주고와 연세대 치대를 다닌 그는 유신독재 시절 긴급조치 위반으로 투옥됐고, 두 차례 제적 끝에 15년 만에 대학을 졸업했다.
특히 1980년 5·18 당시 시위 참여 혐의로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어머니까지 함께 투옥됐다. 이후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전기기술자로 일했고, 민주화운동과 현장 노동운동을 병행했다. 지금의 국민의힘 정치인 가운데서는 보기 드문 이력이다.
그의 정치 입문 역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에서 시작됐다. 새정치국민회의에 합류한 뒤 안산에서 4선 의원을 지냈고, 김대중 정부 최연소 장관으로 과학기술부 장관에 발탁됐다. 국회 지식경제위원장까지 지낸 그는 오랫동안 민주당 계열의 상징적 정치인이었다.
◇ 민주당 떠나 보수로… 그리고 충북 복귀
김 후보는 2016년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바른미래당을 거쳐 결국 국민의힘에 합류했다. 이 과정에서 “이념보다 현실 정치와 지역 발전을 택했다”는 평가와 “정치적 변신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동시에 따라다녔다.
흥미로운 점은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 가운데 상당수는 김 후보의 민주화운동 경력과 DJ정부 핵심 인사 이력을 여전히 낯설게 바라본다는 점이다. 민주당 출신 4선 의원이 보수 정당 간판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장면 자체가 충북 정치의 아이러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 컷오프·구속영장 딛고 살아난 불사조
이번 선거에서 김 후보는 정치 생명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역 건설업자 금품수수 의혹으로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국민의힘 공관위는 결국 그를 컷오프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극적으로 후보 자격을 회복했다. 정치권에서는 “죽었다 살아난 불사조”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김 후보 측은 이를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직 도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자체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선거 막판 수사 진행 상황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다만 현직 프리미엄과 중앙 정치 경험, 민주화운동 서사, 그리고 충북 현안에 대한 인지도는 여전히 강점이다. ‘AI 충북특별도’와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공약도 재선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 관전평
이번 충북지사 선거는 단순한 여야 대결이 아니다. 보수정권 정책 브레인이 민주당 후보가 되었고, 민주화운동 상징 정치인이 국민의힘 후보가 됐다.
결국 유권자들은 묻게 될 것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캠프 출신 후보를 얼마나 품을 수 있는가. 국민의힘은 DJ정부 최연소 장관 출신 후보를 얼마나 자기 사람으로 받아들였는가.
충북 민심은 지금, 정책보다도 “누가 더 진정성 있게 진영을 넘어왔는가”를 시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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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훈 시사평론가 |
일요주간 / 이재훈 시사평론가 kor678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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